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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소식(~2017)

민생브리핑 63호(16/02/26) - 테러방지법, 가계빚 1200조 돌파 등

by 더불어삶 2016. 2. 26.




n  국민 옥죄는 테러방지법, 반발에도 꿈쩍 않는 정부

정의화 국회의장이 23일 테러방지법(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안)을 직권 상정했습니다. 최근 한반도 긴장 상황을 '준전시 상태'로 규정하면서 법안 처리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는데, 정작 법안에는 국정원이 국민을 감시할 수 있도록 풀어주는 내용만 가득합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테러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에 대해 국가정보원이 감청, 계좌추적을 할 수 있도록 한 부분입니다. 선거 개입 논란 등 여러 차례 그 중립성과 자정 능력을 의심 받아온 국정원에게 권한을 남용할 수 있는 권한을 합법적으로 주는 꼴이 돼 많은 국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법안 제2조는 테러 위험 인물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국정원에게 지나치게 광범위한 권한을 주게 됩니다. 

당연히 국민들은 테러방지법안에 크게 반발하고 있으며, 야당도 반대 제스처를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청취하거나 이해하려는 의사가 조금도 없어 보입니다. 유신 시대, 아니 왕조 시대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준전시'라며 테러방지법 강행… 필리버스터로 맞선 야당>(16/02/23 한겨레)


n  가계빚은 1200조 돌파했는데, 기업 보유 현금은 계속 늘어

가계빚이 사상 처음으로 120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한 가계신용은 1207조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1년 전 같은 시기(1085조 원)에 비해 11.2%나 늘어났습니다. 1년동안 가계빚이 약 121조 원이나 늘어난 겁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2.6%)을 볼 때 그 증가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채 총액 뿐만 아니라 1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증가 폭도 역대 최고치라고 합니다. 

이토록 가파른 증가를 이끈 것은 주택담보대출(약 74조 원 증가)이었습니다. 경기를 부양하겠다며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탓입니다. 하지만 "늘어난 부채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부정적 효과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네요. 

반면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역시 한국은행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말 기업들의 광의 통화(현금, 저축성예금 등을 포함한 것으로 유동성이 높은 현금 자산을 의미) 보유액은 590조 원에 달했습니다. 1년 전보다 69조 원(13.4%)이 늘어난 겁니다. 가뜩이나 쪼들리는 국민들의 지갑보다는 기업들의 현금을 이끌어내는 게 정부가 그토록 원하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1200조 넘어선 가계빚> (16/02/24 서울신문)

<'빚 창업' 5060 불황에 줄폐업… 자영업자 부채 위험수위> (16/02/25 동아일보)

<기업이 쌓아둔 돈 590조원…1년새 70조 늘었다> (16/02/22 한겨레)


n  산별노조 기간 흔들 발레오전장 판결

산별노조 산하 지부 또는 지회가 정관, 임원 등의 일정 조건을 갖추면 총회를 거쳐 기업별 노조로 형태를 변경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9일 금속노조 발레오만도 지회가 "기업별 노조로 전환한 발레오전장 노조의 총회 결의를 무효로 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판결을 파기 환송했습니다. 

이번 판결로 산별노조를 기업별 노조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노조의 힘을 약화하는 '노조 파괴'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기업이 개입해 노조를 회유해 기업 노조로 변환하도록 하는 방식이 앞으로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일어날 기업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다툼이 벌어질 경우, 노조의 실질적 활동 역량이 축소될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이 노조를 민법상 '사단'으로 볼 수 있다고 한 부분에서도 노조법이 외면된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산별노조 울타리 무너졌다> (16/02/20 경향신문)

<사쪽이 노조 포섭해 산별노조 탈퇴 부추길 우려> (16/02/21 한겨례)


n  해고되는 경비원들.. 직접 고용되는 청소노동자들

고용안정을 위한 노동자들의 싸움은 언제쯤이나 끝날 수 있을까요. 이번에는 경비노동자들 해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가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이유로 무인경비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경비원 44명 중 35명을 해고하겠다고 통보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용역경비업체를 통해 고용됐던 이들을 해고하는데는 단 두 줄의 문자메시지밖에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아파트 주민모임은 대표회의의 결정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15일 제기했지만, 승패 여부는 물론 해고된 경비원분들이 기나긴 소송을 견딜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편 기나긴 싸움을 벌여 왔던 대학 청소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직접 고용' 바람이 조금씩 일고 있습니다. 최근 전남대가 교내 청소를 맡고 있는 용역 업체 소속의 노동자 약 18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고, 한성대도 올해 용역 청소 노동자 중 고용 전환 의사를 밝힌 10명의 노동자를 직접 고용으로 전환했습니다. 2010년대 들어 여러 대학의 청소노동자들이 꾸준히 싸워온 결실이 조금씩 맺어지고 있는 겁니다. 우리의 노동환경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면 노동자들과 국민들이 꾸준히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싸움에 나선 경비 노동자들의 건강과 승리를 기원합니다.

<결국… 경비원들 무더기로 내친 그 아파트> (16/02/25 한겨레)

<대학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싹튼다… 자회사 설립도> (16/02/22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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