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들의 불안과 불편은 안중에도 없는 정부
오늘로 메르스 발병이 한달을 넘겼습니다. 국민들의 불안감은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고, 경제 및 사회활동은 더위가 무색하게 얼어붙고 있습니다. 이미 국가 이미지는 망가진지 오래이고, 격리대상은 1만 명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메르스의 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공공의료를 강화하라는 의료단체들의 요구가 있었지만 박근혜 정부는 들은 척도 않습니다. 대통령은 동대문 시장에 가서 나들이 기분이나 내고, 문체부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위 '메르스 보험'안을 발표해 비난을 자초했습니다. 이러한 비현실적인 인식과 행동들은 메르스 사태의 원인이 일부 관료들의 ‘무능’이라기보다 현 정부의 국민에 대한 ‘무관심’에 기인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한편으로 간병, 환자이송, 청소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방비로 바이러스에 노출된다는 지적이 계속 있었는데, 며칠 전에는 대전에서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던 간호사가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았습니다. 18일에는 보건복지부가 삼성서울병원에 한해 의사-환자 간 '원격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해서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 공안 총리 취임 첫날 416연대 압수수색
버티기로 일관하며 취임한 ‘반쪽 총리’ 황교안 총리의 취임 첫날 경찰이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 사무실과 박래군 상임운영위원 및 김혜진 운영위원의 차량을 압수수색하였습니다. 종로경찰서는 집시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수사의 일환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간 불법을 밥 먹듯 저지른 것은 경찰 아닌가요? 평화적으로 항의하는 세월호 가족과 시민들에게 위헌으로 판명난 차벽, 통행 방해, 해산명령, 물대포 캡사이신의 난사 등을 서슴지 않던 경찰, 나아가 정권의 모습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황교안 총리 취임 첫날, 세월호 416연대 전격 압수수색> (미디어스 15.06.19)
공안검사 출신인 황교안 총리의 취임과 함께 벌어진 일들은 박근혜 정부의 본질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직결된 메르스에는 (무능이 아니라)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그들이 세월호 진실규명을 방해하는 데서는 매우 신속하고 유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김동춘 칼럼] 각자도생> (한겨레 15.06.09)
■ 22조 쏟아부은 4대강... 가뭄에 무용지물
올해 가뭄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강원도와 경기도의 강수량이 평소의 절반에 불과하다는데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용수는 전혀 쓰이질 못하고 있는 판입니다. 4대강 사업이 실시된 한강 중류 쪽에는 가뭄이 발생하지 않아, 이 물을 가뭄 지역에 활용하려면 수천억을 들여 송수관로를 설치해야 한다고 합니다. 충청남도 공주보 등의 경우 이마저도 수질이 나빠 정수장을 추가로 설치해야 합니다. <‘가뭄에 무용지물’ 4대강 물…끌어다 쓰려 수천억 또 투입> (한겨레 15.06.16) 또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에 해마다 발생하는 녹조현상도 찾아왔습니다. 지난 16일에는 녹조를 줄이기 위해 보 건설 이후 처음으로 강정고령보 등 4개 보의 수문을 동시개방했습니다. 몇 해 전 기사지만 4대강 사업의 상징 이포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글이 있어 참고로 소개합니다. <한국 사회의 총체적 실패 현장 ‘이포보’> (경향신문 13.07.26)
■ IMF도 낙수효과 틀렸다는데
최근 IMF가 '소득 상위계층 20%의 부가 증가하면 5년 뒤 GDP는 감소하지만 하위계층 20%의 부가 증가하면 같은 기간 GDP는 증가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이와 함께 IMF는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며 건강, 교육정책에 대한 투자, 누진세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과거 IMF의 요구에 따라 긴축정책을 실시하고 공공영역을 축소했다가 불평등만 심화시켰던 나라들(한국도 포함)의 사례를 생각하면, IMF가 사과 한 마디 없이 낙수효과를 부정하는 보고서를 내놓는다는 것 자체가 참 뻔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통받은 나라의 민중들에게 진정 어린 사죄부터 하는 게 순서겠죠. 어쨌든 미국 주도의 현 자본주의 시스템이 흔들림과 동시에 세계은행, IMF와 같은 국제금융기구들과 대부분의 서구국가들도 소득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일종의 합의에 도달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IMF도 낙수효과 부정… 저소득층 중심 성장정책을> (국민일보 15.06.17)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리킨 곳에 IMF 있다?> (프레시안 15.06.18)
■ 특전사, 경찰 출신 채용해 노조 폭행
충남 아산 소재 자동차 부품업체 갑을오토텍에서 특전사, 경찰 출신 직원을 채용해 민주노조 파괴를 목적으로 노조에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지난 17일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가 부분파업을 벌이던 중 기업노조 조합원들이 각종 집기를 휘두르며 조합원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가한 것입니다. 그 와중에 뇌출혈로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눈 주변 뼈가 함몰돼 시력상실이 우려되는 지회 조합원들이 나왔습니다. 노조파괴에 가담한 직원들은 처음부터 기업노조 가입을 조건으로 취업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지난 5월 노동부 천안지청은 이력서를 허위기재한 신입사원의 채용을 취소하라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폭력사태에 대해 ‘담당검사가 체포하지 말라고 했다’, ‘체포요건(사건의 중대성, 필요성, 긴급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합니다.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인 노동조합 활동의 자유란 것이 한국 사회에 과연 존재하는지를 다시 묻게 됩니다. <'노조 파괴 용병' 채용, 갑을오토텍 잔혹사> (프레시안 1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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