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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소식(~2017)

민생브리핑 68호(16/04/15) - 세월호 2주기를 맞이하며

by 더불어삶 2016. 4. 15.

 

 

2년 전 4월 16일, 참사의 그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날 우리 국민은 눈과 귀를 의심했습니다. 골든타임이 다 끝날 때까지 단 한 차례의 퇴선 방송도 없었고, 선원들은 승객들을 버리고 맨 먼저 탈출했고, 해경 역시 구조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날 오후 5시가 넘어서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은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발견하기가 힘드냐”는 뜬금없는 말을 던졌습니다. 청와대는 구조가 급한 상황에서 VIP에 보고할 영상과 사진을 찾으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언론들은 진실 보도의 책무를 내던지고 정부가 불러주는 대로 받아쓰면서 오보를 양산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304명이 그대로 수장되고 말았습니다. 한낮에, 육지와 가까운 곳에서 배가 침몰했는데 참사 후의 3일 동안 구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단순한 무능과 무책임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유가족과 국민은 당연히 진상을 알고 책임자를 단죄하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뻔뻔하고도 잔인하게 행동했습니다. 정부는 세월호 유가족들과 미수습자 가족들, 그리고 그 옆에서 함께 애도하는 시민들을 성가신 존재고 강제로라도 침묵시켜야 할 대상으로 여겼습니다. 급기야는 청와대로 가려는 시민들에게 최루액을 살포하고 경찰 차벽으로 막았습니다. 하지만 유가족과 국민은 어떤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삭발과 단식, 도보행진을 비롯한 투쟁을 줄기차게 진행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014년 11월 7일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수사권과 기소권은 끝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겨우 출범한 후에도 집권세력은 노골적인 방해를 일삼았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해수부가 ‘세월호특조위 관련 현안 대응방안’이라는 문건을 작성해 특조위 여당 추천위원들을 배후조종했다는 사실이 폭로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현 정부의 공무원과 여당 추천 위원들이 포함되는 특조위를 통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2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아직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알지 못합니다. 배가 침몰한 원인조차 모릅니다. 왜 국정원이 세월호를 구석구석 관리했는지도 모릅니다. 침몰 과정에서 선내 대기 지시방송은 왜 했는지도 이해되지 않습니다. 사고 당시 퇴선 지시만 있었다면 전체 승객과 선원들이 단 5분 안에 대피할 수 있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있기 때문에 방송 문제는 반드시 밝혀져야 합니다. 세월호의 항적기록과 송수신 내역 등이 편집되거나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왜 구조가 이뤄지지 않았을까요. 참사 당일 정부는 어떻게 대응했고 정부 수반인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의문입니다.


2년 동안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막으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력한 야당은 국민에게 실망만 안겨줬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우리의 분노는 더욱 커졌고 그 방향은 어느 때보다 뚜렷해졌습니다. 방향은 진실 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단죄입니다. 전국 방방곡곡의 노란 리본 물결로 대변되는 소박하지만 위대한 움직임들은 진실이 규명되는 그날까지 쉼 없이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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