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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모음/외부자료

예산 낭비의 충격적 실태 - <또 파? 눈먼 돈, 대한민국 예산>(정광모, 시대의 창)

by 더불어삶 2016. 4. 14.

 

 

 

 

  한국에 돈이 없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1년 예산은 400조원에 달합니다(책이 쓰인 당시인 2008년에는 256조원). 400조원은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돈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에 돈이 많다는 소식보다는 언제나 부족하다는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최근엔 누리과정 예산이 미편성되어 유치원 교사들이 월급을 받지 못하는 사태조차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 무상급식으로 인해 교사의 퇴직금이나 기타 교육복지 예산들이 깎여나간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 파?>는 이러한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 쓰인 책입니다. 문제는 돈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귀중한 예산이 헛된 곳에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또 파?>는 국가예산 낭비라는 복잡하고 커다란 주제를 다가가기 쉽게 서술한 책입니다. 책에 나와 있는 여러가지 내용들 중 몇 가지만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방공항의 적자행진

 

 경부고속도로의 건설로 인한 경제 성장으로 인해 교통은 곧 경제성장이라는 신화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지역주민들은 지방공항을 원하고, 이에 따라 지방공항은 지역 정치인들의 공약을 통해서 계속적으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어진 지방공항들이 어마어마한 적자를 보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지방공항의 현실은 참담하다. 강원도의 국제공항인 양양공항은 2006년 하루 평균 국제선 이용객 수가 11명에 불과했다. 국내선을 포함한 전체 탑승률도 33퍼센트 수준이다. 2006년에만 약 129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양양공항은 지방공항 중 최악의 성적표를 냈다.”(26)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양양공항과 목포공항 등 10개 공항은 2006년에만 4015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10개 공항에서 하루에 1억 원 이상씩 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1년 전인 2005년의 3396000만원에 비해서도 614500만 원이나 늘어난 것이다.하루 왕복 한 편씩이 운행 중인 목포 공항은 하루 이용객이 25명에 불과하지만 항공사와 협력업체 직원, 경찰, 군인 등 상주인원은 85명이나 된다.”(30)

 

영어마을의 실패

 

  2000년대 중반 영어마을은 각 지자체의 숙원사업으로 떠올랐습니다. 한국의 뿌리 깊은 영어교육열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2006년 당시 전국의 영어마을들 중에서 흑자를 낸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영어캠프는 참가비도 싸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될 뿐만 아니라, 그 효과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많은 적자를 낸 곳은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로 1702700만 원이다. 원어민 교사 수도 파주캠프가 85명으로 가장 많다. 안산캠프 역시 335600만 원의 적자를 냈다. 이처럼 적자가 많아지자 경기도는 파주캠프에 100억 원, 안산캠프에 3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68)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도시 하나를 영어교육도시로 만들 계획까지 세우고 있습니다.

 

정부는 20079, ‘제주 영어교육도시조성 방안을 확정했다. 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은 제주도에 2007년에서 2013년까지 7850억 원을 투입해 초고등학생을 위한 영어전용학교 12개교를 설립해서”(76)

 

영어는 소득에 따른 격차가 제일 심하게 나는 과목입니다. 국가가 직접 나서서 큰 돈을 써가며 차별을 조장하는 것이 적절한 일인지 고민됩니다.

 

일상의 낭비, 특별교부세

 

  특별교부세는 쉽게 설명하자면 국회의 비상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국가 재난과 같은 비상사태에 긴급 투입하기 위한 예산이지만, 원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정치적인 표심을 얻기 위해 쓰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용내역도, 결산도 없이 편히 가져다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교부세는 실세들의 통치 자금이나 다름없다.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들을 길들이기 위해 쌈짓돈처럼 쓰는 눈먼 돈이다. 특별교부세는 예나 지금이나 힘 있는 사람들이 좌지우지한다. 청와대와 국회의 유력 인사들이 여기저기 압력을 행사하며 서로 많이 차지하려고 옥신각신할 때는 그야말로 복마전이 펼쳐진다.”(110)

 

길 가다 흔히 볼 수 있는 ○○당이 ○○공사를 위해 ○○를 따냈습니다!‘ 따위의 현수막이 다 이 특별교부세를 따내온 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뿐만이 아닙니다.

 

역대 대통령들에게 특별교부세는 통치자금이었다. 대통령은 지역을 돌면서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곤 하는데 특별교부세는 여기서 나오는 다양한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는 복주머니이자, 정치권과의 매개 고리였다. 지역 발전을 미끼로 야당 의원 빼내기를 할 때도 특별교부세는 유용한 도구였다. 당적을 바꾼 의원들이 특별교부세를 두둑이 챙겼다는 얘기가 파다한 것도 이 때문이다.”(111)

 

단단히 호구 잡힌 민간투자사업

 

  한국의 수많은 국가시설이 민간 기업에 의해 지어지고 유지됩니다. 여기서 <최소운영수입보장제>를 짚고 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 제도는 민간기업이 건설하는 시설의 운영수입이 추정운영 수입보다 적으면 국가가 적자를 메워주는 제도다. 인천공항철도는 총 4조원이 투입되는 민자사업이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노선은 20073월 개통한 이후 하루 평균 15000명 정도가 이용했다. 6개 객차를 한 번 운행할 때 겨우 70명 정도만 탄 셈이다.그런데 정부가 사업시작 때 추정한 교통량은 하루 207421명이었다. 전망치가 무려 13배나 뻥튀기된 것이다. 정부는 공항철도와의 최소운영수입 보장 협약에 따라 2040년까지 실제 수요가 예상치의 90퍼센트에 못 미칠 경우 그 차액을 지원해주어야 한다. 건교부는 2008년 예산안에 인천공항철도의 적자보전을 위해 1040억 원을 책정했다. 그런데 앞으로가 더 문제다. 교통연구원의 추산에 따르면 정부가 줘야 할 적자 보전액은 20101900억 원, 2016년에는 2700억 원, 2021년에는 3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212~213)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 까닭은 사전에 수요예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용역을 수주받는 입장에서 사업을 무산시키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죠(214). 하여 민자사업은 손해가 나더라도 정부가 메꿔주는, 위험 제로의 사업이 되었습니다. 정부는 기업들에게 단단히 호구 잡혔습니다.

 

민자사업은 업계로비로 사업비가 부풀려질 개연성이 높다. 그리고 낙찰률은 사실상 100퍼센트다. 최저가낙찰제 공사의 평균 낙찰률이 약 60퍼센트인 것과 비교할 때 엄청나게 부풀려져 있는 셈이다. 보통 건설업체들의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사업시행자가 사업을 추진하면 건설사들은 자신들의 출자비율만큼 시공권을 나눠 갖는다. 참여 건설업체들은 전체적으로 공사비의 30~40퍼센트를 떼먹고, 기존 국내 건설사업처럼 다단계 하도급을 거쳐 공사를 진행한다.”(220)

 

  책이 쓰인지는 어언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정작 개선된 상황은 거의 없습니다. 아직도 우리 주변의 혈세 낭비는 알게, 모르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이 널리 인식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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