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민생토크 후기(오마이뉴스 기고문)

민생토크 2016. 11. 5. 14:42

노조 파괴의 실상을 알려드립니다

시민단체 더불어삶, 유성기업 사태 설명회 개최


지난 달 29일 토요일 오후,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민생문제 연구단체 더불어삶’(www.livewithall.org)4번째 민생토크가 유성기업사태 시민참여 설명회’라는 제목으로 개최되었다. 지난 317일 노동자 한광호씨가 사망한 사업장인 유성기업의 노조탄압 실태를 일반 시민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금속노조 유성기업 지회 김성민 영동지회장과 2011년 유성기업의 노조파괴가 시작된 이후부터 유성기업 사건을 전담하고 있는 김상은 변호사가 초대손님으로 함께 하여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주었다



더불어삶 제4회 민생토크 


유성기업은 현대차, GM대우 등에 피스톤링 등의 엔진 부품을 생산하여 납품하는 기업입니다. 2011년 노조파괴가 본격 시작되기 전까지 유성기업에는 1명의 사내하청 노동자가 없을 정도로 민주노조의 활동이 모범적으로 이뤄졌다고 합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지역 연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조합이었습니다. 하지만 원청인 현대차와 노조파괴 전문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유성기업의 노사관계에 깊이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유성기업은 노동자들에게 말 그대로 지옥과 같은 직장으로 변하게 됩니다.

아래는 더불어삶의 사전 발제와 초대손님들의 주요 발표내용을 요약하여 Q&A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유성기업 사태의 개괄은 더불어삶의 노동조합 파괴가 사람 죽였다를 참고해주세요.)

※ 유성기업 사태 개괄 발제 자료

누구나 알 수 있는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례 20161029 (업로드용).pdf


 

Q1.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야간근무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에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제조업 노동자들이 야근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익히 알려진 대로 외국에서는 이미 2007년 국제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에 의해 생체리듬을 교란하는 2급 발암물질로 지정될 정도로 야간노동, 노동시간에 대해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유독 한국에서만 같은 돈 들여서 산 기계인데 기왕이면 하루에 10시간 돌리는 것보다 당연히 20시간 돌리는 게 이득이라는 논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제조업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몸을 희생시키며 야간근무를 하는 것을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야간노동의 폐해가 그대로 드러난 곳이 유성기업이었습니다.

파업 전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근무 시간은 아래의 그래프가 보여주는 것처럼 주간/야간조가 30분의 공백을 두고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갔습니다. 20071129세의 노동자가 과로사하게 되는데 이 노동자의 근무내역을 살펴보니 사망 전 3주 연속으로 장시간의 야간 노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노동자가 야간근무 후 퇴근 중 버스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적이 있고, 살인적인 노동강도로 인해 심근경색, 급성 폐혈증, 우울증 등이 잇따랐습니다. 유성기업 지회는 지속적인 문제제기로 2009년 사측과 야간노동을 철폐하는 주간연속 2교대제에 합의하게 됩니다.


출처: 더불어삶 제4회 민생토크 발표자료 갈무리


주간연속 2교대제란 기존의 10-12시간 장시간 노동으로 거의 24시간 공장이 돌아가던 것에서 8시간정도씩만 근무시간을 들여 오전조가 아침 일찍 시작하고 오후조는 자정 전에 근무를 마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원청인 현대차는 자신들보다 선진적으로 노동시간 개선을 결정한 유성기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합니다. 완성차 업체가 부품사의 노사관계에 개입하는 것 자체도 문제일진대, 그 개입의 방향은 노조를 고의적으로 파괴하는 쪽이었습니다. 

사실 현대차는 이미 2013년부터 8시간-9시간 2교대로 근무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였고, 상당수의 현대차 하청업체들이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성기업에서는 2009년 합의 이후 지금까지도 주간연속 2교대제가 시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성기업이 완성차 업체보다 먼저 제도 개선에 나섰다가 호된 응징을 당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태 개괄


Q2. 한국 노동자들은 강성노조 때문에 파업권을 남용한다?

한국의 반노동 정서에서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이 '귀족노조'의 '집단이기주의' 등으로 쉽게 매도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파업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귀족' 노동자도 아닐뿐더러, 노동자들이 합법적인 파업을 하는 것도 비정상적일 정도로 어렵습니다.

한국에서는 파업을 하기 위해 주체·목적·절차·방법이라는 까다로운 요건(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위한 4가지 요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그중 하나인 파업의 '목적'을 보자면 근로조건을 위해서만파업이 가능합니다. 즉 부당하게 해고되거나 임금이 체불됐을 때(권리분쟁사항), 기업이 공장을 해외이전 하는 등의 이유로 정리해고 됐을 때(인사·경영권 침해), 민영화 등의 정치적 쟁점이 관련됐을 때(정치파업) 파업을 하면 모두 불법파업딱지가 붙습니다노동법 학자들은 이러한 요건이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19세기 단체행동을 금지하던 단결금지법리와 유사하다고 얘기합니다.

본 행사에 참가한 김상은 변호사도 노조의 파업과 관련된 노동조합 및 노동조합관계법’(노조법)96개 조항 중 사용자를 규제하는 3개 조항을 제외한 나머지 조항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과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규제하는 조항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해방 후 1948년 제헌의회에서 노동법이 만들었던 과정을 속기록을 통해 보면, 당시 우익 국회의원들은 좌익 세력의 노동운동으로의 침투를 노동법을 통해 막으려고 의도했던 것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우리나라는 서구와는 다르게 노동법을 만든 목적 자체가 노동권의 보장을 제한하는 의도가 강했고, 그런 의도가 여전히 벌칙조항들을 통해 발현되고 있어 노동조합 활동을 제약하는 것입니다.


노조법에 대해 설명하는 김상은 변호사


또한 노동자는 파업을 통해 일도 제대로 안 하고 돈을 받으려고 한다는 생각이 광범위하지만 노동자들은 직장에서 일을 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지 파업을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특히나 이날 유성기업 영동지회 김성민 지회장은 실제 파업을 이끈 경험을 토대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사회에서 파업은 경제를 좀 먹는 행위로 인식이 되지만, 법적으로 노동자들이 자본가들보다 사회적인 약자라는 전제 아래 파업할 수 있는 권리(쟁의권, 단체행동권)를 준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 조합원 백이면 백, 파업보다 출근이 훨씬 쉽다고 얘기합니다. 근무는 평소에 하던 사이클대로 익숙하게 하는 일을 하면 되지만 파업은 노동자들에게 훨씬 많은 희생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노동자들에게는 노동법의 복잡한 요건을 지켜가며 파업을 하는 과정이 힘들고 피곤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파업 노동자들은 살기 위해서어쩔 수 없이 파업을 하는 것입니다.


 노노조파괴 상황에 대해 답변하는 김성민 지회장


Q3. 노조 파괴는 어떤 식으로 이뤄졌나?

2011년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생존을 위해 2시간 부분파업을 벌였을 때, 유성기업은 파업 당일 기다렸다는 듯이 직장폐쇄를 단행합니다. '직장폐쇄'란 노조가 파업을 했을 때 거기에 대항하여 노무의 수령을 거부하는 사용자의 쟁의행위입니다. 즉 노조의 파업으로 기업이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을 때 직장을 폐쇄하여 노조의 파업에 대항할 수 있는 조치입니다.

하지만 직장폐쇄에는 법적으로 두 가지 제한이 있는데 유성기업은 두 가지 모두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먼저 직장폐쇄는 원래는 약자인 노조가 강자인 기업 간의 힘의 균형이 깨져 사측이 현저히 불리한 상황에 처할 경우에만 방어수단으로서 사용할 수 있는 조치입니다(방어적 직장폐쇄). 그러나 유성기업 사측과 창조컨설팅은 노조의 파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직장폐쇄를 하고 용역깡패를 동원하며, 차후 기업에 의한 어용노조를 통해 민주노조의 힘을 약화시킨다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모두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아야 하는 내용입니다.(노동조합 때문에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체의 행위, 사용자가 노동조합 활동에 관여하여 특정 노조를 편드는 등의 모든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입니다.)

또한 직장폐쇄 중 노동조합이 조업복귀 의사를 명백히 하면 기업은 직장폐쇄를 철회해야 합니다. 하지만 유성기업은 이후 3달 이상 직장폐쇄를 유지하면서, 민주노조를 탈퇴하라는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노동자들만 복귀시켰습니다. 직장폐쇄가 '사용자가 약자가 되는' 특수하게 위급한 상황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에게 항복선언을 요구하는 무기로 작용하게 된 것입니다(도재형, “직장폐쇄의 형사적 쟁점”, 노동법학33, 2010.).

이후에도 유성기업 사측은 협박, 회유, 징계, 임금삭감, 업무배치 차별, 무차별적 고소고발, CCTV 감시, 몰래카메라 촬영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직장에서 노동자들을 괴롭혔습니다볼펜 카메라, USB 녹음기, 작업장 도청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을 통해 노동자들을 감시하고 징계·고소고발의 수단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예컨대, 내가 화장실 가면 그 빈자리를 찍어요. 계속 촬영하면서 자리에 몇 분 비웠나가 나타나는 거죠. 그러고 나서 화장실 5분이면 충분한데 10분씩이나 다녀왔다면서 5분 임금을 까는 거예요. 물 먹으러 갈 때 소속장에게 보고 안 하고 가면 그만큼 월급 깎고... 항의하면 다 채증하고, 대들고 욕 했다고 징계하는 거예요. 이런 것이 쌓여서 한 사람 당 수십 건이 되는 거죠.” - 홍종인 유성기업 아산지회 전 지회장 인터뷰 중 (http://livewithall.tistory.com/174)


사측이 이렇게 조합원들을 고소고발한 회수만 1,000회가 넘는다고 합니다. 많은 경우 무리한 고소고발이기 때문에 불기소처분되지만, 이러한 고소고발의 목적은 처벌보다는 노조원들에게 심리적 압박감, 고통을 주어 민주노조 탈퇴를 부추기기 위한 것입니다. 유성기업의 괴롭힘이 가학적 노무관리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괴롭힘의 결과로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 특성불안 등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 일반 장기투쟁 사업장이나 비정규 해고노동자들보다도 압도적으로 높은 고위험군 수치를 보여주게 됩니다. 고인이 된 한광호씨의 경우 금속노조 대의원으로 활동하다 11번이나 고소당하고 8번 경찰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는 2016314일 유성기업이 3차 징계를 위한 사실조사를 통보하자 집을 나간 후에 317일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출처: <전쟁 같은 일터, 당장 멈춰: 노동자 존엄과 생명을 파괴하는 가학적 노무관리>(2016329일 토론회 자료집)


결국 한광호 열사의 죽음은 한 노동자의 우연한 죽음이 아니라 2011년부터 지속돼온 유성기업의 노조파괴 시나리오의 대표적인 피해 사례입니다. 근로복지공단에서도 산재로 인정해주었습니다. 게다가 유사한 정신적 고통을 다른 노조원들도 계속 겪고 있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근로복지공단 자료를 비교해보면 유성기업 정신질환 산재 승인율(66.7%)은 최근 5년 간 전체 정신질환 산재 승인율(36.7%)보다 2배 가까이 높습니다. 또한 2015년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우울장애 고위험군 43.3%, 상태불안 고위험군 22.1%, 사회심리스트레스 고위험군 64.5%,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고위험군 53.6% 등으로 일반인보다 월등히 높고, 여타 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이나 노사분쟁을 경험한 사업장 노동자들보다도 월등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쟁 같은 일터, 당장 멈춰: 노동자 존엄과 생명을 파괴하는 가학적 노무관리>(2016329일 토론회 자료집)


 노노조파괴에 대한 질문을 하는 더불어삶의 박영대 정책실장


Q4. 복수노조법은 민주노조 탄압에 어떻게 활용됐나? 

복수노조법도 회사의 합법적인 폭력을 방조하는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2011년 7월 1일 시행된 복수노조법으로 노조가 하나 이상일 때 조합원이 과반수인 노조에게 교섭대표권을 부여하게 되었습니다(교섭창구 단일화). 그러자 회사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민주노조가 과반수였을 때는 회사가 원하면 소수 노조에게도 개별교섭을 부여할 수 있다는 수단으로 어용노조와도 교섭을 하고, 노조탄압으로 민주노조의 영향력이 약해진 이후에는 교섭창구 단일화 카드를 꺼내 민주노조를 배제해 버렸습니다.

양쪽 노조 모두에게 교섭권을 준다는 것이 외관상으로는 공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기업들이 어용노조에게는 아주 쉽게 임금 인상을 시켜주고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반면에, 민주노조와는 100차례 넘게까지 교섭을 끌고 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실제로 유성기업 지회의 경우 회사가 2011년도 임금인상안을 아직까지 타결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노동자 입장에서 이 모든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민주노조에 계속 남는 것은 현실적으로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복수노조법과 교섭창구 단일화 조항이 악용된 결과입니다.



Q5. 정부와 공권력은 어떤 조치를 취했나?

유시영 회장에 대한 재판은 노조파괴가 시작된 이후 5, 고소고발 이후에도 4년여의 시간 동안 지속되고 있습니다검찰은 지난 114일에야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에 대한 구형 재판(결심공판)에서 유시영 회장에 대해 징역 1년을, 유성기업 사측에 벌금 1천만 원을 구형하였습니다. 유성 노동자들은 사람 한 명을 죽이고 수많은 노동자들과 그 가정에 피멍을 들게 한 노조파괴범에게 고작 징역 1, 벌금 1천만 원을 구형하는 것이 정의로운 것인지 반문합니다.

노동자들은 경찰이 불법 용역깡패들을 보호해주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폭력과 불법이 명백한데도 검찰은 '혐의 없음’, ‘증거불충분’이라며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년 후인 20151월 법원은 검찰에서 기소하지 않은 유성기업 사건에 대해 노조파괴 협의가 인정된다며 검찰에 공소제기를 명령하였습니다. 법원이 협의가 있는 사건을 기소하지 않았다며 검찰에 공소제기를 명령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합니다. 기업의 노조파괴 행위에 대한 기업의 봐주기수사가 이 정도로 심각합니다.

현대차-창조컨설팅-유성기업의 노조파괴 시나리오 증거가 하나하나 밝혀지는 과정에서 이들의 연락망에 청와대, 국정원, 경찰청, 노동부 고위 간부의 연락처가 있다는 것도 드러났습니다. 이것은 유성기업을 비롯한 발레오만도, 보쉬전장, 상신브레이크, 유성기업, SJM, 갑을오토텍 등의 자동차 하청 부품사 노조에 대한 노조파괴가 기업뿐만 아니라 공권력과 국가권력이 촘촘히 연결돼 진행된 과정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유성기업의 성실한 노동자였던 한광호 열사가 희생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출처: 2012.9.24 산업현장폭력용역관련 청문회 은수미 의원 질의자료



Q6.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김성민 지회장과 김상은 변호사는 유성기업 문제가 법적으로 정의롭게 해결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노동 관련 문제들이 한국의 협소한 법제도의 판단에 맡겨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투쟁력이 충분히 모일 때 가장 올바른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노-사 간에 힘의 균형이 맞을 때는 노사 문제가 법정으로 잘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2011년 노조파괴가 시작된 이후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회사는 모든 일을 법대로 하자고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관리자들은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임금을 삭감해 버린 후 맘에 안 들면 법으로 해결하자”고 얘기합니다5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는 동안 수많은 징계 재판에서 이겼지만 노동자들은 탄압으로 인한 상처를 오롯이 견뎌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성민 지회장은 문제 해결 과정을 현실의 법제도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어찌보면 교섭과 같은 법적인 절차에서 정해지는 것은 거의 없다. 상식적으로 노동자에게 양보하지 않으려고 하는 회사가 교섭장에서 노조대표 말을 듣고 노동자가 참 힘들겠구나라고 느끼며 양보를 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회사에 무엇을 관철시키냐는 노조의 힘이 얼마나 강하느냐에 따라 정해진다. 나는 지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시끄럽지만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 되느냐는 복잡한 법적 논리가 아니라 전반적인 대중들의 투쟁이 살아날 때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나라 민주노조의 역사도 그러한 투쟁의 산물이다. 아무래도 노동자의 힘이 약해지다 보니 법에 의존하게 되지만, 힘이 있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법 자체를 주무를 수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법조인인 김상은 변호사도 정치적 문제의 사법화현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외국에서는 파업했다는 이유로 처벌하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비상식적인 일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주말과 휴일에 잔업특근을 거부했던 노동자들을 형사처벌했던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사례도 있었다. 우리가 업무방해죄 등과 관련된 노조법을 개정하는 고민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파업 자체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자나 법조인들이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파업을 처벌하는 것이 정말 몰상식한 행위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함부로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87년 노동자 대투쟁과 같은 거대한 흐름을 타고 공감대가 형성될 때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답변을 하고 있는 김상은 변호사 


법도 법이지만 행동이 필요하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해 차가운 현실에 끊임없이 몸을 부딪고 있습니다. 지난 3일에는 3천여 명이 모여 갑을오토텍-유성기업 노조파괴자 엄벌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고, 7일부터는 현대차 본사에서부터 청와대까지 온몸을 던지는 오체투지투쟁에도 돌입합니다지금까지 긴 글을 읽고 우리의 이야기에 공감하셨다면, 유성지회의 농성장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앞을 찾아서 격려와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1112일 민중총궐기 자리로 함께 달려갑시다.  




더불어삶 회원들의 후원금을 전달하는 모습 


※ 위의 글은 오마이뉴스에 "법에 의존하는 것 경계해야...대중 투쟁 필요"라는 제목으로도 게재되었습니다. 

posted by 더불어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