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민생토크 - 후기

민생토크 2014. 11. 6. 18:26

“저는 대학생이라 아직 세금 내는 게 없어서요….”


맞는 말일까요, 틀린 말일까요?


이 말은 10월 30일 오후 7시반,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두번째 민생토크에 참석했던 한 대학생이 실제로 꺼낸 이야기입니다.


대부분 눈치를 채셨겠지만, 답은 ‘틀렸다’입니다. 간접세(세금을 내야 하는 사람과 실제 세금을 내는 사람이 다른 세금)가 있으니까요. 우리가 식당에 가면 내는 10%의 부가가치세, 얼마 전 큰폭의 인상으로 논란이 되었던 담뱃세 등등…. 너무나 많죠?


더불어삶의 두번째 민생토크는 이런 조세 정책을 되짚어보는 자리로, 약 두시간 반 가량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조세불평등의 나라>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죠. 조금 뜬금 없나요? 하지만 잘 지켜보면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앞서 9월에는 정부가 2015년 조세 정책을 내놓았고, 박근혜 대통령도 얼마전 2015년도 예산안을 두고 시정연설을 진행했으니까요. 이쯤에서 한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 사안이었다고 봅니다. 



첫번째 순서는 ‘한국 조세 불평등의 역사 1961-2012’라는 제목으로 이뤄진 더불어삶의 발제입니다. 박근혜 정부 이전까지의 조세정책을 시대순으로 되짚어보는 순서였습니다. 1960년대에는 무리한 증세로 시위까지 일었을 정도였고, 1970년대에는 부가가치세가 도입되면서 이에 저항하던 시민들이 세무서 직원이 피습당하기도 했다는 신기한 사실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눈에 띄었던 것 하나는 1990년대 이후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이 지속적으로 인하됐다는 사실이었습니다. 1990년 소득세율은 60%, 법인세율은 40%에 육박했었는데요. 이것이 2013년에는 각각 38%, 22% 수준으로 떨어졌죠. 특히 법인세의 경우, 명목세율과 실효세율의 차이가 매년 커지면서 2000년대 이후에는 3~4%나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이같은 현상은 대기업과 고소득층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니, 꼼꼼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들에게 많은 헤택이 돌아가는 것을 그대로 보고 있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발제내용 보러 가



두번째 순서는 강병구 인하대 교수(경제학)님의 강의였습니다. 강 교수님은 참여연대에서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으로도 일하고 계십니다. 네.. 사실 어려운 내용도 많았지만, 그만큼 좋은 내용이 가득했는데요.


특히 △거위 깃털을 뽑는 방식의 증세, △고소득자·고액자산가·재벌 대기업에 대한 소극적 과세, △담뱃세·주민세·자동차세 등 서민중산층에 조세부담을 전가 △공평과세 및 조세정의 외면 △재정건정성 악화 등의 측면에서 비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강 교수님은 특히 2012년 이후 세수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셨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철회하지 않으면서 실제로 증세는 하고 있다는 점도 설명하셨구요. 올해도 33조6000억 원 가량의 적자 예산을 편성했다는 점도 지적하셨습니다. “이렇게 되면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책임 있는 정부가 되겠다던 기존의 공약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으셨습니다.


물론 강 교수님은 박근혜 정부의 조세 정책에서 긍정적인 면도 짚어주셨습니다. 근로장려세제 적용대상을 확대했다는 점, 대기업-중소기업간 세액 공제율을 차등 적용해 중소기업에게 혜택 주는 범위를 늘린 점 등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셨습니다.



그리고 OECD 국가들과 비교해 한국의 조세 정책을 짚어주셨는데요. 결론적으로 ‘소득주도형(임금주도형) 경제체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임금주도형 성장은 자본보다는 노동친화적이고, 이윤보다는 임금이 주도하는 경제체제를 말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현실적 신자유주의(부채주도 수출주도의 불안정한 외적 성장 요인에 의존하는 자본 친화적 시장)’ 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지나친 성장 대신 분배와 안정을 강조해야 한다고 보신 것이죠.


이번엔 적은 인원으로 준비하느라 어려움도 있었지만, 두번째 민생토크도 잘 끝났을 뿐 아니라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혹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이메일 welivewith@gmail.com 으로 연락을 주세요.^^




posted by 더불어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