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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3월 책읽기 모임 - 이건희의 삼성, 이재용의 삼성 (하)

by 더불어삶 2017. 4. 3.

더불어삶의 3월 책읽기 모임은 <이건희의 삼성, 이재용의 삼성>(차기태 지음) 뒷부분 절반(4장~8장)으로 진행했습니다. 이날은 오랜만에 참석하신 회원도 있고, 이날 처음 함께한 시민도 한 분 있어서 더 활기를 띠었지요.




4장의 제목은 '삼성과 공권력'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금산분리 문제, 삼성은행 논란, 금융지주회사 논란의 3가지 소주제로 나뉘었습니다. 


대표격으로 금산분리 문제를 소개해 드리자면, 금산법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로서 1997년 3월 1일부터 시행된 법률입니다. 산업과 금융의 분리를 위한 규정이지요. 금산법 제24조에는 재벌계열 금융회사가 비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5% 이상 소유하려면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됐습니다. 그러나 이 법은 취지대로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많은 재벌 금융회사들이 여전히 비금융회사 지분을 법이 허용하는 한도 이상으로 소유하고 있었지요.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만성적인 금산법 위반자"였습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2004년 7월 삼성카드가 금산법을 어긴 것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렇지만 매각명령 등 시정조치는 취하지 않고 고의로 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체해소 계획을 제출하라는 요청만 내놓았습니다. 이로써 삼성카드는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계속 보유할 수 있도록 일단 '허락'을 받은 결과가 됐습니다. 아울러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의 순환출자 구조 역시 그대로 유지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는 동부그룹 등 다른 재벌에 대해 취해진 조치와도 극명하게 대조되는 '지나치게 관대한' 결정이었습니다.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 당국 역시 삼성의 금산법 위반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2000년 12월 31일 현재 7.0%)은 1997년 금산법 시행 당시에 이미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므로 '승인의제'된 것이라는 논리로 삼성을 감싸기까지 했습니다. 정부 당국이 이렇게 삼성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기 때문에 '삼성공화국' 논란이 야기됐던 것입니다. 

2004년 11월 입법예고되어 2006년에 국회를 통과한 금산법 개정안 역시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었습니다. 이 개정안은 제24조를 위반한 경우 해당 주식에 대해 처분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하는 시정조치권을 명문화했으나, 나중에 국무회의에 상정되는 정부 개정안의 부칙에는 사족이 붙습니다. 금산법 시행 당시 금융회사가 소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이 주식소유한도(5%)를 넘을 경우 그때의 소유지분만큼을 주식소유한도로 본다는 주장입니다. 그래서 금산법을 두고 '삼성의 요구를 받아쓰기한 법'이 아니냐는 의혹이 많았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사례지만, 한국의 경제부처와 금융감독 당국은 삼성이 관련된 다른 현안에서도 대체로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습니다. 

"논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국의 공권력은 삼성에 관한 한 공정한 법집행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삼성 비호세력에 가까웠다. 그 결과 삼성은 고마웠겠지만, 법의 권위와 신뢰는 무너지고 말았다. 한국 사회에 오늘날 법을 불신하는 풍조가 퍼진 데는 금융 공권력의 이런 무책임한 태도가 큰 몫을 한 것이 아닐까?" (p.226)

5장은 '돌아온 이건희와 승계 마무리'입니다. 2008년 7월 배임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은 이건희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구실로 단독 특별 사면되고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하는 과정을 함께 살펴봤습니다. 이건희는 복귀 후 이재용을 비롯한 3남매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승계구도를 확실히 굳히는 작업에 들어갑니다. 


"이재용이 삼성 계열사 지분을 차지하고 경영권을 이어받는 과정은 그야말로 '마법'과도 같았다. 마법을 쓰는 과정은 이건희와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의 뒷받침을 받았다. 그 결과 이재용은 엄청난 규모로 재산을 불렸고,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이건희로부터 이어받기 위한 '물적 기반'도 갖췄다." (p.251)





책의 6-8장은 '이재용의 삼성'을 가정하고 삼성의 미래를 예상해보는 내용입니다. 삼성이 현재의 지배체제를 계속 끌고 갈 수 있을까? 삼성은 '따라쟁이'라는 오명을 벗고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이재용에게 삼성이라는 거대재벌을 제대로 경영할 능력이 있을까?

"삼성은 다른 재벌들에 비해서도 법조계에 유독 강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김승현 한화 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은 통상적인 법절차에 의해서 사법처리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건희만은 잘도 피해 갔다. 다만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를 계기로 특검에 의한 수사와 재판을 받는 것만은 피할 수 없었다." (p.310~311)


"이재용은 e-삼성 등 인터넷기업을 따로 해보다가 모두 실패하고 그 부담을 계열사에 떠넘긴 전력이 있다. 그 뒤로 이재용이 특별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을 만한 일을 한 것이 별로 없다. 그래서 의문이 아직 불식되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서도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의 도전 등으로 인해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 삼성 SDI 등 다른 계열사들도 적자를 내는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몹시 궁금하다." (p.327)



이 책은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에 출간된 책이라서 박근혜 정부와 이재용의 관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430억원대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구속된 상태로서, 오는 9일부터 본격적으로 재판을 받을 예정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함께 우리는 재벌 독식과 정경유착이라는 적폐를 청산하기에도 좋은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삼성 앞에만 서면 '난쟁이'가 되던 사법부가 이번에는 어떻게 처신하는지 똑똑히 지켜보겠습니다. 

그리고 더불어삶의 '재벌 문제' 공부도 계속됩니다. 2, 3월에 삼성을 다뤘으니 다음번에는 현대차에 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책을 읽지 않아도 되는 책읽기 모임에 참여하실 분은 언제든 010-4906-2253(정책실장 박영대)으로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참고자료: <삼성을 생각한다>(김용철 변호사의 책) 중에서


"1997년 이건희 일가는 김대중 대통령 당선에 당혹해했다. 그러나 삼성 구조본 김인주가 큰소리 친대로 이건희의 뇌물로 김대중 정부를 장악하는데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나와 골프를 치던 민주당 정계인사들 중 상당수가 감옥에 갔다.

 

"2007년 참여정부가 삼성 특검을 수용하기 전, 청와대측에서 김용철변호사를 찾아와 특별검를 추천해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조건이 '정권을 물어뜯지 않을 사람'이었다. 조준웅 삼성비자금 특검은 그렇게 탄생했다.


"삼성 이건희가 한나라당만 관리했으리라는 생각은 순진한 오해다. 참여정부 정책 가운데 상당수는 삼성이 만들어 낸 것이다. 2005'안기부 X파일'이 논란이 될 때, 첨여정부는 국정원 최고정보책임자에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를 임명했다.

 

"조준웅 특검은 섬성비자금에 대해 아무런 수사를 하지않았다. 삼성화재 등 계열사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을 확인했으면서도 비지금이 없다고 허위발표했다. 정치,관료,법조계에 대한 불법 로비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감용철변호사 양심선언 후 검찰도 특검도 2개월 반동안 삼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지 않아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주었다. 그래서 삼성증권은 고객증권계좌 신청서를 무려 43만개 폐기했다.

 

"이건희 일가의 삼성에버랜드 CB 헐값발행과 삼성SDS BW 헐값발행 사건은 이재용에게 회사재산을 넘긴다는 본질이 같은 것이나 대법원은 다른 논리를 적용하여 에버랜드건에 무죄를 안겨줬다.


"1997년 이재용은 삼성전자의 CB를 헐값인수하여 5개월만에 주식으로 전환, 수천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시민단체가 배임과 변칙증여로 고발했으나, 사법부는 3심까지 이재용의 손을 들어주었다."

 

"2000년 공정위가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이재용의 'e삼성'에 대해 조사하자 삼성 구조본은 서류를 조작하고 폐기했다. 공정위는 구조본이 전달한 자료와 진술만을 근거로 삼성에 무혐의 판정을 내렸다."


"부당대출로 금융기관이 손실을 보자, 삼성자동차에 대해 예금보험공사가 조사했다. 회사가 파산할 때, 직원들이 회사를 점거하고 서류를 태웠는데 잿더미 속에서 분식회계 서류가 발견되었지만 무마하여 끝내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국세청은 삼성의 불법행위와 탈세혐의를 밝힐 자료를 가지고도 활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삼성지리에 대한 수사를 가로막았다. 삼성특검의 자료협조 요청을 번번이 거절했다."

 

"2008년 삼성비자금 및 차명계좌애 동원된 금융기관은 10개에 이른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불법, 부당행위에 가담한 금융기관을 조사하지도 징계하지도 않았다.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삼성비리에 관한 검찰수사가 안건으로 올라오면, 사장들이 일제히 충성맹세를 한다. 자신들이 회장을 대신해서 감옥에 가겠다는 것이다. 범죄영화의 조폭집단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다.

 

"이건희의 '무노조 경영'을 위한 만행과 폭력은 반인권적이고 불법적일 뿐만 아니라 노조를 막기위한 비용이 노조와 상생하는 비용보다 막대하다. 무노조 경영은 삼성의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할 뿐이다."

 

"삼성에서 우대받는 사람은 경영을 잘하거나 기술력이 뛰어나거나 마케팅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이건희를 신처럼 떠받들고, 비자금을 조성하고, 회계조작하거나 증거자료 소각하는 사람, 그리고 뇌물을 잘 전달하는 사람이다."

 

"삼성은 본사를 해외로 옮길 수 없다. 독과점에 철저히 내수 위주인 금융 및 소비재 사업, 중소기업에 대한 비용 떠넘기기, 정부의 다양한 지원 등 국내에서 누리는 이점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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