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5일 토요일, 더불어삶은 <현대자동차를 말한다>라는 책으로 정기 책모임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사회인으로서 한국 기업에 대해서 현장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는 회원 2분이 각각 1,2,3장과 4,5,6장을 발제해주셨습니다.
1,2,3장은 현대차의 역사와 세계전략, 그리고 정몽구에 대한 내용입니다. 현대차의 기본 구조 및 정몽구의 성격적 특징에 대해서 나와있습니다. 그리고 현대자동차의 위기와 정몽구 회장의 과거 이력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죠. 책의 구성이 지금 한국 사회의 문제를 짚어내는 데서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현대차 부품납품업체인 유성기업 등에 대한 노조파괴, 하청업체 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현대차에 대한 비판에 책 내용이 좀 더 할애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었죠. 그래서 회원들이 직접 겪은 사회생활 경험과 고민, 부조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주가 되는 자리였습니다.
저자가 삼성자동차 경영기획실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지라 이건희와 정몽구를 비교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둘 다 카리스마 있는 리더이며, 이건희가 은둔, 위임형이라면 정몽구는 현장 경영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야전사령관이라는 식입니다. 하지만 이런 차이가 얼마나 본질적인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입니다.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카리스마란 제멋대로 하는 것, 은둔 및 위임은 책임회피를 위한 총알받이, 현장 경영은 세세하게 갈구는 것이 될 수도 있겠죠...
책에서는 현대차의 문화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먼저 인도 파일럿카 선정 사례를 들어 현대차의 '가공할 스피드'에 대해 이야기하네요. 인도 사람들이 터번을 쓰기 때문에 차체의 높이를 변경시켜야 할 상황이었는데, 3개월 만에 시제차를 개발하여 6개월 만에 양산했다는군요. 하지만 이는 사실 위험 천만한 짓으로, 보통 선진국에서는 안전 문제로 인해 이정도로 짧은 기간에 시제차를 개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또한 정몽구가 하라면 해야 하는 즉흥적인 기업 문화에 대해서도 소개합니다. 물론 저자는 이를 최대한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사용자가 아닌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곤란할 수도 있는 부분이죠.
5장은 더불어삶 회원들이 제일 가치 있다고 평가한 부분입니다. 현대차그룹의 하청업체 착취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기 때문이죠. 하청업체에게 무리한 단가절감을 강요하여 하청업체의 기술개발 여력 및 경쟁력은 떨어지고, 하청을 받은 업체가 재하청을 통해 착취를 되물림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악순환의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 속에서 어찌어찌 기술개발을 하여 원가를 절감하여 이익률을 올리면 현대차는 이를 귀신같이 잡아내어 원가 절감 압박을 하는 한 편, 그 신기술을 빼와서 다른 업체에 공유하여 원가 경쟁을 시키기까지 합니다. 여기에 소위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을 하청업체에 제시하여 불법적으로 경영권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인건비는 현대차의 무조건 80% 이하로 유지하고, 관리비는 원가의 20% 이하로 정해주는 것입니다. 이리하여 현대 비계열사의 매출원가는 3%, 2,3차 하청업체의 경우는 겨우 1~2%정도에 불과합니다.
아무래도 저자는 현대자동차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애정어린 시선을 가지고 현대차에 대해 따끔한 조언을 하는 것이 책의 주된 내용입니다. 하지만 학자나 정치인과는 달리 현장에서 직접 기업의 실태를 목격한 사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새롭고 가치있는 시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더불어삶 회원들의 살아있는 경험이 더해져, 한국 기업에 대해서 더욱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및 부품사에 대한 노무관리 흐름과 문제점에 대해서는 다음의 글을 읽어보시면 크게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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