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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시그네틱스 해고노동자 간담회(2월 3일)

by 더불어삶 2018. 2. 5.

한 회사에서 3번의 정리해고. 생산직은 전부 비정규직으로 돌리는 공장. 금속노조 시그네틱스 노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는 회원 간담회 형식으로 시그네틱스의 윤민례 분회장님을 초청해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참고로 윤민례 분회장님은 2001년 공장 이전 반대 파업을 했다가 해고되어, 현재 햇수로 18년째 해고자 신분이시라고 합니다. 



회원들이 어느 정도 모이고 나서 분회장님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노동조합의 체계가 어떻게 되는지(왜 '분회'인가)를 먼저 들어보고 나서 본격적인 설명으로 넘어갔지요. 시그네틱스는 어떤 회사인가? 1차, 2차, 3차 해고의 쟁점은 무엇이었나? 조합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



시그네틱스는 1966년 외국자본 투자로 설립된 반도체 제조 회사입니다. 68년에 노조가 설립되고, 분회장님의 경우는 88년에 입사하셨다고 하네요. 이후 95년에 국내의 거평그룹이 인수하고, 워크아웃을 거친 후 2000년 지금의 주인인 영풍그룹이 다시 인수합니다. 


영풍그룹은 서울 염창동에 있던 시그네틱스 공장을 파주로 확장, 이전하는 과정에서 시그네틱스 민주노조 조합원들을 일방적으로 안산 공장에 발령합니다. 그러면서 파주공장의 생산라인 전체를 사내하도급(소사장제)로 바꿉니다. 정규직을 정리해고하고 그 자리를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채운 셈이죠. 알고 보니 '생산 정규직 0명인 공장'을 만들고 '무노조 경영'을 하겠다는 것이 영풍그룹의 일관된 방침이라고 합니다. 시그네틱스는 안산 발령을 거부한 노동자들을 전원 징계해고합니다. 이것이 1차 해고. 한강대교 점거, 단식 등 치열한 투쟁 끝에 2007년 대법원에서 승소해 65명이 복직합니다(간부 등 29명은 패소). 


그리고 4년 후인 2011년 7월, 시그네틱스는 경영상 어려움을 들어 조합원 32명을 정리해고합니다(2차 해고). 다른 회사(소사장업체)로 가라고 했다가 전적을 거부한 노동자들을 해고한 겁니다. 조합원들은 이번에도 1년 반쯤 투쟁해서 2013년 1월에 전원 복직이라는 귀중한 성과를 얻어냅니다. 이때부터 정리해고를 당한 다른 노동조합과 함께 영등포역에서 정리해고 반대 선전전을 시작하셨다고 하네요.


3차 해고는 2016년입니다. 시그네틱스는 안산공장을 2014년에 매각하고 광명사업부라는 것을 만들어 다시금 이전했는데, 복직자들에게 통근버스를 제공하지 않는 등 치사한 보복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16년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광명사업부를 폐업하겠다면서 또다시 정리해고를 했습니다(3차 해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나간 사람들도 있지만, 9명의 3차 해고 조합원이 또다시 어려운 투쟁을 결심하고 오늘까지 정의의 길에 버티고 서 계십니다. 그리고 1차때 복직 안 된 13분도 다시 싸움을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우리가 실제로 들은 분회장님의 이야기는 훨씬 더 생생하고, 눈물겹고, 때로는 화가 나고 때로는 흥미진진했습니다. 특히 소송에 매달리면서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투쟁하면 소송도 이긴다"는 말씀이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긴 시간 이야기 들려주신 분회장님과 시그네틱스분회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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