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잼: 그리고 노동자들과 나누는 이야기> 후기
지난 행사처럼 이번에도 더불어삶이 주춧돌로 건립 모금에 참여하기도 했던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에서 다시 열렸습니다. 이번엔 노동자분들과 시민 모두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시라는 의미에서 잼과 함께 양말, 핫팩을 선물로 준비하기도 하였어요.
노동자들과 잼을 만드는 행사이니 일단 만들 준비를 해야겠죠?
소독과 준비를 위하여 운영위원들이 먼저 모여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잼 병들을 깨끗이 소독하고 말립니다.
깨끗이 열탕소독된 잼 병들~♡
행사가 시작할 시간이 되면서 회원과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며 먼저 잼에 넣을 레몬즙을 짜기 시작합니다.
이때쯤 오늘 초대손님인 윤민례 시그네틱스 분회장님과 풍산 마이크로텍지회 문영섭 지회장님이 오셔서 인사를 나눴습니다.
참가자들이 거의 도착하여 본격적으로 잼 만들 준비에 들어갑니다.
먼저 냉동과일들이 잘 녹을 수 있도록 블루베리를 다져주고 딸기를 잘라줍니다.
2번째 잼 만들기 행사라 회원들이 어느 정도 기술이 생긴 거 같죠?
한 쪽에서는 초대손님들과 참가자들이 소독된 잼 병에 행사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이제 곧 빈 잼 병들이 채워질 겁니다~
과일들을 잘랐으니 이제 설탕과 함께 끓이며 졸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열심히 끓는 잼을 저어주는 참가자들~♥
또한 더불어잼과 함께 드릴 양말과 핫팩 포장도 진행했어요~
크리스마스/연말 시즌을 맞아 따뜻한 느낌으로 준비한 봉투도 잘 어울리죠?
한 쪽에서는 잼을 저어주고 자리를 정리하며 노동자분들의 얘기를 들을 준비를 하였네요.
먼저 풍산 노동자분들의 투쟁 얘기를 들었습니다.
1981년 전두환 정권 풍산그룹은 당시 방위산업을 한다는 조건으로 국가로부터 토지를 헐값에 샀습니다. 이후 공장부지가 수상한 특혜로 센텀2지구 개발에 포함되면서 풍산 사측은 공장을 폐업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해고합니다. 폐업 후 땅을 팔아 시세차익을 남기려고 노동자들을 괴롭힌 것이죠.
풍산 의혹은 단순한 노조파괴 사건이 아니라, 전두환 정권을 비롯한 경찰, 안기부(국정원) 등의 국가 공권력과 부산 지방정부 등이 복잡한 유착관계를 맺고 있는 거대한 비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풍산그룹 회장은 전두환 정권 때 안기부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노신영의 사위고, 회장의 형은 박근혜의 동생 박근령과 결혼했던 사이라고 하니 그 막강한 영향력이 짐작이 됩니다.
씁쓸한 사실 하나. 1980년대 후반에 진행된 소송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현 대통령이 사측 변호사로 활동했다고 하네요.
두 번째 초대손님은 지난 행사에도 함께해 주셨던 시그네틱스의 윤민례 분회장님입니다.
필립스, 거평을 거쳐 2000년 영풍그룹이 인수하여 정규직 없는 공장을 만들기 위해 정규직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해고한 내용, 그 일환으로 진행된 잦은 공장 이전, 3번의 해고를 거치면서도 현재까지 투쟁해온 내용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셨습니다.
시그네틱스 노동자들은 복직 투쟁뿐만이 아니라 위안부, 사드배치, 정부 노동정책 등의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활발하게 발언하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가시면 시그네틱스 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어요.
거대언론과 미디어에서 들을 수 없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얘기라
사진을 통해서도 참가자들 모두 그 얘기에 몰입한 게 느껴지네요.
촛불항쟁 이후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위해 여전히 추운 곳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어요.
추가로 시그네틱스, 풍산 노동자분들에게 선물과 같이 드리기 위해 손편지를 쓰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짧은 편지로나마 노동자분들의 정당한 투쟁에 시민들도 연대로 힘을 보태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망의 잼을 담는 시간!
다들 깔때기, 수저 등을 이용해 잘 졸여진 잼을 잼 병에 담았습니다.
아직은 뜨거워서 묽어 보이지만 차가워지면 점도가 높아진다는 걸 잼 만들기 경험을 통해 배우네요.
횟수가 더해질수록 더불어잼의 완성도가 올라갈 거 같습니다! ^^
완성되어 가는 양말/핫팩 선물과 잼들!
양말/핫팩과 잼이 합쳐진 연말 선물세트가 완성되었네요!
마지막으로 해를 넘겨 아직까지 400일 넘는 고공농성과 25일이 넘는 단식을 이어오고 있는 파인텍 노동자들을 위해서도 작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행사 장소를 제공해주신 꿀잠에도 양말과 핫팩을 드리고 왔습니다.
지난 크리스마스이브에 파인텍의 전신인 스타플렉스 시절 차광호 님께서 세운 최장기 고공농성 408일이라는 슬픈 기록을 갈아치웠죠. 이를 계기로 동조단식 등 사회적 차원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김세권 대표가 협상 테이블에 나오긴 했으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아직 없어 보입니다.
새해에는 이런 문제들이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더불어삶 회원과 시민들이 조금 더 힘을 내서 열심히 연대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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