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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더불어삶 성명

[성명]깡통전세 사기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발생한 사회적 재난이다. 책임 소재를 낱낱이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을 시행하라

by 더불어삶 2023. 5. 4.

 

 

 

 

 

 

 

 

 

 

 

 

[성명] 깡통전세 사기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발생한 사회적 재난이다. 책임 소재를 낱낱이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을 시행하라

서울 강서구, 인천, 동탄, 구리, 부산 등 깡통전세 피해가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노동으로 성실하게 살려고 했을 뿐인데 내가 사는 집이 무자본 갭투자 대상이었다니, 보금자리를 송두리째 빼앗길 수도 있다니! 그 공포와 절망을 당사자가 아닌 누가 다 알겠는가. 몇몇 사기 혐의자들이 구속 수감되고, 앞으로 전세사기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의 정책적 책임을 덮고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기꾼들이 집을 전세 놓아 사기를 쳤는데 왜 정부 책임일까? 깡통전세 사기를 치기 좋은 환경을 정부가 정책으로 조성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주택임대사업자 세금 특혜 정책이다. 전 정부인 문재인 정부는 주택임대사업자에게 부동산 관련 세금을 대대적으로 감면해주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계승했다. 임대사업자 세금 특혜가 저금리 정책, 허술한 세입자 보호 등과 맞물리며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고 전세값도 따라 상승했다. 당시에 자기자본 없이 갭투자 방식으로 주택을 쓸어담았던 다주택자들이 요즘에 와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종부세와 재산세 0원"이라는 정부 특혜가 아니었다면 이들이 주택 수백 채를 사들여 ‘빌라왕’이 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집값 폭등으로 국민의 분노가 높아졌던 2020년 7월, 문재인 정부는 아파트 임대사업자의 신규 등록을 중단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빌라, 다가구, 오피스텔 등에 대해서는 임대사업자 신규 등록을 그대로 유지했다. 서민과 청년층이 많이 거주하는 주택들에 마음껏 투기해도 좋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현장의 전문가들이 위험을 경고했으나 정부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경고는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구속기소된 화곡동 강모씨, 수도권 30대 빌라왕 최모씨, 광양시에서 아파트 173채의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40대 업자 2명의 공통점은 등록 임대사업자라는 것이다. 

전세자금대출과 전세보증보험 제도의 확대 역시 깡통전세와 전세사기를 조장한 측면이 있다. 전세반환보증보험 제도가 처음 시행된 2015년에는 보증한도가 전세보증금의 60%였으나, 2017년 2월에는 전세보증금의 100%로 확대되어 무자본 갭투기를 활성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문재인 정부 또한 이를 축소하기는커녕 빌라 주택가격 산정기준을 공시가격의 150%로 확대하여 반환보증을 악용한 깡통전세 사기에 기름을 부었다. 

신축 빌라와 오피스텔을 둘러싼 조직적 사기 사건은 시세 또는 분양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감정평가를 받아내 전세보증보험과 전세자금대출을 악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세금은 부풀려지지만, 세입자들 개개인의 입장에서도 쉽게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충당하고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되니 당장은 문제가 없다. 나중에 보증금 사고가 터지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HUG가 대위변제를 해야 한다. 그래서 전세사기는 대표적인 정책 실패에 의한 사회적 재난이고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 HUG와 국토부가 이런 문제를 몰랐을 리 없다.  

제도를 악용하여 계획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사람들은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 그런데 사기가 발생하기 좋은 제도를 만들고, 나아가 제도의 결함을 알면서도 방치한 정부의 책임에 대해서는 왜 입을 다물고 있는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부양책과 전세자금대출 확대로 다주택 임대사업자들의 무자본 갭투기에 초석을 깔았다. 그리고 촛불 이후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확대 시행해 갭투기 천국을 만들었다. 즉 과거 정권들에서부터 이어진 정책 실패가 지금의 사회적 재난 상황을 초래했다. 윤석열 정부는 정부 책임을 인정하고, 깡통전세 사기 피해자와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는 집권 후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삭감하는 등 줄곧 서민 주거에 무관심했고, 전세사기 피해자가 늘어나는 동안에도 실효성 없는 대책만 내놓으며 시간을 보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문제의 원인이 된 정책을 고쳐야 한다.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 특혜를 폐지하고, 전세자금대출과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제도를 합리적으로 손질하라. 그래야 갭투기와 전세사기를 근절할 수 있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공공이 제공하는 양질의 임대주택을 늘려야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정책의 방향을 바로 잡아 신속하게 실행하기를 요구한다. 

2022년 5월 3일
집값정상화 시민행동, 더불어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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