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농성장에 샌드위치 도시락을 배달하자!> 후기
<유성기업 농성장에 샌드위치 도시락을 배달하자!>는 더불어삶이 준비한 또 하나의 연대 행사였습니다. 동료를 잃고 노숙농성 중이신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상황을 알리고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려는 의도에서 마련했습니다.
사실은 위의 포스터를 만들고 나서 행사 준비가 한창일 때, 한광호 열사 유족이신 국석호 조합원께서 단식에 돌입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단식농성을 하시는 분이 있는 곳에 먹을거리를 가지고 연대해도 괜찮을까 하는 고민도 잠시 했지요. 하지만 농성장을 지키시는 다른 분들은 식사를 하고 힘을 내셔야 하니, 행사를 그대로 진행하되 샌드위치는 조용히 전달해 드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단식까지 하는 분의 심정은 어떤 것일까요. 더불어삶 회원들 역시 그 소식을 듣고 분노와 안타까움에 젖었습니다. 그래서 유성기업 노조파괴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자체 제작한 유인물을 서울 시내 곳곳에서 시민들에게 나눠 드리기도 했지요.
그렇게 하루하루가 흘러, 드디어 행사 당일인 8월 28일이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사진과 글을 통해 행사 진행 과정을 보여드릴게요~
이날의 메뉴는 샌드위치라 준비할 것이 많은 편이었죠. 사진은 행사장에 일찍 도착해서 준비하는 회원의 모습입니다.
참고로 행사 장소였던 '일상'은 정갈하고 예쁜 사찰음식점입니다. 음식 맛도 훌륭한데다 친절한 선생님들께서 장소 대여도 해주는 곳입니다.
다시 샌드위치 준비로 돌아올게요. 맨 먼저 빵에 발라줄 소스를 준비합니다. 이날 만든 소스는 마요네즈, 씨겨자(홀그레인 머스타드), 꿀을 배합해서 만들었습니다.
소스가 완성될 무렵, 참가자들이 재료를 나눠 들고 속속 도착했습니다. 토마토를 씻어서 예쁘게 담아놓은 모습과 닭가슴살을 준비한 모습이 보이시죠?
한 참가자가 샌드위치에 들어갈 치즈를 가지런히 썰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날 더불어삶에서 준비한 치즈는 블럭 형태로 된 모짜렐라 치즈였는데, 흔하지 않은 이 치즈가 샌드위치의 맛을 한 단계 끌어올려 준 것 같습니다.
익힌 닭가슴살을 죽죽 찢은 다음 달콤짭짤한 바베큐 소스에 버무리는 모습입니다.
양파도 썰어 주고...
영양소의 균형과 맛을 위해 넣어줄 잎채소는 미리 씻어서 물기를 빼 둡니다.
여기까지가 재료 밑손질이고, 4시 10분경부터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간담회는 유성기업 노조파괴의 실상에 관해 다 같이 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간담회를 위해 유성기업 영동지회 김성민 지회장님이 행사장을 찾아 주셨습니다. 간단히 서로 인사를 나눈 후에 <세발 자전거 앞바퀴의 소망>이라는 다큐를 함께 시청했습니다. 한겨레TV에서 제작한 이 다큐에는 지난 3월 돌아가신 한광호 열사의 생전 모습이 담겨 있고, 현대차가 노조 파괴에 개입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용역깡패들이 노조원에게 소화기를 뿌린 다음 소화기 자체를 던져버리는 충격적인 장면도 나오죠. 마치 영화 같지만 이것이 적나라한 현실입니다.
다큐를 시청하고 나니 기본적인 내용 파악은 어느 정도 되었지만 아직도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김성민 지회장님께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 답변을 듣는 형식으로 간담회를 진행했지요. 주야 2교대제가 대체 무엇이고 현장에서 어떤 폐해가 있었는가? 주야 2교대제를 폐지하기로 합의한 후에 회사가 어떻게 태도를 바꿨는가? 유성기업 사측은 노조 파괴를 위해 현장 노동자들을 어떻게 괴롭혔으며, 현대차와 창조컨설팅은 이에 어떻게 관여했는가? 등의 내용을 짚어봤습니다.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사이에 날이 어둑해졌고, 비도 잠깐 내렸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바빠지기 시작했죠. 아까 손질해 놓은 재료들을 빵에 끼워서 본격적으로 샌드위치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날 만든 샌드위치는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햄치즈 샌드위치, 다른 하나는 닭가슴살 바베큐 샌드위치인데 둘 다 생양파(찬물에 잠시 담갔다 뺐어요)를 넣어 풍미를 더했지요. 샌드위치가 완성되면 반으로 썰어서 도시락통에 담는데, 두 가지를 다 맛보실 수 있도록 반쪽씩 담았습니다.
한쪽 구석에선 과일도 썰어서 도시락통에 담습니다. 더불어삶 회원이신 건설노동자 김치관 선생님도 함께해 주셨습니다.
검은색 빵은 오징어먹물이 들어간 치아바타. 검은색과 흰색 치아바타를 짝지워 놓으니 더 예쁩니다. 한광호 열사의 유족과 간부 1분이 단식농성 중이라 상당히 조심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색깔 배합까지 신경을 써서 우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칸칸이 음식을 담은 도시락을 늘어놓으니 제법 예쁩니다.
도시락을 상자에 담고, 차에 실어 농성장으로 보냈습니다. 기왕이면 맛나게 드시고 힘도 내셨기를 바랍니다.
완성된 도시락을 들고 단체사진도 찰칵! 한 후에 우리도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옆, 농성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저녁 시간에는 더불어삶이 촛불문화제를 주관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삶의 박영대 정책실장님이 사회자 역할을 했습니다. 중간중간에 정책실장님이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세월호 연구 이야기라든가 한국의 노동현실을 나타내는 통계 등의 이야기를 곁들여 주셨어요.
더불어삶 회원의 공연. 세월호와 관련된 <노란 리본>이라는 노래를 잔잔하게 불렀습니다. 사진엔 없지만 이날 투쟁현장에 처음 와본 참가자의 진심 어린 발언도 있었답니다.
한 참가자가 문화제 중에 찍은 사진입니다. 높디높은 사옥을 가진 현대차는 이날 우리의 소리를 얼마나 들었을까요? 괴롭힘 없이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노동자들의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그간 벌어진 일들에 대해 사죄해야 할 것입니다.
농성장에 어둠이 내려앉았지만 참가자들의 표정은 진지하고 열정적이라서 좋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하신 학교 선생님 한 분은 <꿈꾸지 않으면>이라는 노래로 청중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리고 문화제를 마무리하는 더불어삶 회원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부족한 부분까지 너그럽게 봐주고 박수를 보내주신 유성기업 조합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촛불문화제의 마지막 순서로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을 합창했습니다. 노래의 가사처럼, 우리가 가는 정의로운 길에 산이 나오고 바다가 가로막더라도 함께 갔으면 합니다. 함께 가면 백배, 천배, 아니 무한대의 힘을 낼 수 있습니다.
※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하진 못했지만 회비와 후원금을 보내주신 분들, '좋아요'와 '리트윗'으로 격려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더불어삶의 다양한 연대사업 역시 앞으로도 끈질기게, 생동감 있게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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