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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시사 이야기마당 및 세종호텔 농성장 연대방문(8월 24일 토요일) 후기

by 더불어삶 2019. 8. 26.

지난 7월 더불어삶에서는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방문해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회원들의 정기모임을 세종호텔 근처에서 진행한 후 농성장 쪽으로 이동해서 선전전을 함께하고 간담회 자리까지 마련했습니다.

 

먼저 명동의 한 카페에 더불어삶 회원들이 모여 '시사 이야기 마당'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회원 참여가 저조한 편이어서 아쉬웠지만 모인 사람끼리 열정적으로~

 

시사 이야기마당은 크게 3가지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주제인 한일관계에 대해서 한 회원의 발제가 진행되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의 합의를 통해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때의 위안부 합의는 피해 당사자들을 합의 과정에서 배제했을 뿐 아니라, 일본 정부가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부 차원의 사과와 배상을 한다는 내용이 없습니다. 오히려 일본이 책임을 회피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제대로 된 사과의 형식도 갖추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폐기해야 마땅한 정당성 없는 합의입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아직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을 통해 과거에 일본에 의해 강제로 동원된 피해자들이 법적으로 배상을 청구할 길이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외교적 해법'을 말하면서 상당히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심지어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한국 기업 및 정부가 일본 기업 및 정부와 협력하여 보상금을 지불하자는 얼토당토않은 방안(이른바 1+1 해법, 1+1+@ 해법)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현재 동아시아에는 북미관계를 주축으로 하는 커다란 전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북-미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에 합의하고 다자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나아가는 동안 일본의 아베 정부는 이른바 '재팬 패싱'을 우려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즉 자칫하면 변화에서 소외당한다는 아베의 초조함과 한국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경제보복 등 일련의 조치로 이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고 일본 정부에 강제동원에 대한 정당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등 원칙적인 입장과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2018/05/30 한겨레 만평

 

이어서 두번째 주제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이었습니다. 최근 정부의 노동정책 방향을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발제를 진행했습니다. 

 

1.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맨 처음 약속했던 사안입니다. 자회사 정규직이 되니 식대나 포상 등의 상여금이 줄어들어 오히려 연봉이 떨어지거나 기존에 누려오던 복지가 오히려 사라지는 사례가 소개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자회사 정규직은 사실상 간접고용이나 다름없어서 자회사가 사라지면 실직을 각오해야 하는 불완전한 정규직화죠. 그마저도 현재까지 약 10만 명의 대상자 중 30%정도만 자회사 정규직화가 진행되었습니다.

 

2. 탄력근로제 후퇴 -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최소 2주에서 최대 3개월까지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이 8시간이면 법정근로시간을 준수하게 되는 제도입니다. 현 정부 들어 기존의 최대 단위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 길게는 1년까지 늘리겠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가 오랜 기간 동안 장시간 노동을 시키는 것이 가능해지죠. 

 

3. 최저임금 - 올해 7월에 최저임금 2.87% 인상 결정으로 내년 최저임금은 8590원이 되는데요, 이는 98년 외환위기, 08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세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며 2018년의 16.4%와 2019년의 10.9%에 비해서 확연히 낮은 수치입니다. 노동계에서는 사실상 정부가 가계소득을 증대시켜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는 이른바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은 확대하고자 하고, 최저임금 인상은 사실상 포기...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이 집권 3년차에 이처럼 후퇴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주제는 대표님이 직접 발제한 <부동산과 금리>입니다.

 

지난 7월 1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갑작스럽게 기준금리를 0.25% 인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더불어삶에서는 이번 금리 인하는 물론이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 지속되고 있는 저금리 정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금리를 자꾸 인하하는 것은 정부가 집값을 하락시킬 의지가 없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금리 인하 정책은 경기 부양 효과가 없습니다. 거의 20년 동안 저금리가 유지되고 있지만 기업이 금리가 낮다고 해서 투자를 늘렸다거나 저금리가 성장과 고용에 긍정적 효과를 발휘했다는 실증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가계 가처분소득은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로 풀린 돈은 오로지 자산시장으로 몰려가서 부동산 투기 거품을 키울 뿐입니다. 

 

금리를 인상해서 시중에 떠다니는 자금을 거둬들이고 자금의 흐름을 바꿔내야 합니다. 금리는 대출로 집을 여러 채 소유한 '투기자'에 대한 보유비용인데, 이것을 낮추는 것은 투기를 부추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금리인상이 서울 집값 투기를 잡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이것으로 시사 이야기마당은 끝. 짧아서 아쉽기도 했지만 사전에 약속한 대로 세종호텔 노동조합의 농성장 앞으로 가서 함께 연대 피켓팅을 진행했습니다. 호텔 정문에 자리잡으신 노동조합원들은 당당하고 자신감 있어 보였습니다. 지나가는 시민들 또한 피켓에 적힌 내용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정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피케팅이 끝나고 세종호텔 노동자들과 간담회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번에는 박춘자 세종호텔 노조위원장님과 사무국장님이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조합원에 대한 임금삭감이 30~40%에 달한다는 이야기, 부당한 전환배치, 어용노조와의 관계 등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부당한 해고와 강제 전환배치, 그럼에도 사측의 손을 들어주는 법원 판결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들어봤다. 비단 세종호텔 노동자들만의 이야기는 아니겠지요. 더불어삶 회원들도, 세종호텔 앞을 지나가는 시민들도 각자의 일터에서 언제든지 불합리한 일을 당할 수 있습니다. 노동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사회를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난 번 김상진 전 위원장님 인터뷰를 참고하세요. https://livewithall.tistory.com/352?category=545827

 

 

세종호텔 노동조합 김상진 전 위원장 인터뷰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세종호텔. 호텔이라고 하면 화려하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세종호텔 노동자들은 호텔에서 일하고 정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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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고생하시는 세종호텔 노동조합에께 따뜻한 저녁 식사를 대접해 드렸습니다. 앞으로도 더불어삶은 정당한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부지런히 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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