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브리핑 22호(15/03/06) - 빈곤의 고착화, 최저임금, 반도체노동자, 발레오 등

민생브리핑 2015. 3. 6. 11:58

 


■ 빈곤 탈출, 갈수록 어려워진다

국책연구원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소득분배 변화와 정책과제: 소득집중도와 소득이동성 분석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08, 2009년에 계층 이동 없이 저소득층에만 머물고 있는 비중은 전체의 18.4%였습니다. 그런데 2011, 2012년에는 20.3%로 늘었습니다. 전체 가구에서 저소득층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4~26% 수준이니,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층 가구의 약 80%가 저소득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사에서는 그 원인을  ‘복지 정책이 취약한 상태에서 비정규직 등 일자리의 질이 떨어지고, 노인빈곤이 심각’한 데서 찾았네요. 저소득층의 유일한 중산층 진입 수단은 임금노동이고, 정부의 '복지 정책'이 계층 상승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책연구원에서도 이런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는 건 빈곤과 불평등 문제가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는 뜻이겠죠?  <빈곤층 80%는 붙박이… ‘계층상승 사다리’ 끊겼다>(15/3/3 한겨레) 


■ 임금인상을 언급하긴 하는데…

4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디플레 우려를 거론하며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을 올려야한다”고 말한 데 이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최저임금의 적정수준 인상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최경환 “최저임금 올려야”에… 여 “공감” 야 “환영”>(15/3/6 조선일보)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건, 그 자체로만 보면 맞는 말입니다. 그간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수많은 노동자 역시 최저임금 현실화를 통한 내수 살리기를 요구해 왔죠. 그런데도 이들의 진의가 의심스럽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정작 박근혜 정부의 정책은 해고를 쉽게 하고 저임금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입으로는 그럴듯한 이야기를 하면서 행동은 정반대로 하는 셈이죠. 또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해와 비슷한 연간 7%대의 최저임금 인상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 최저임금을 7% 인상한다고 가정해도 고작 5970원(390원 인상) 정도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설마 이 정도를 가지고 '임금인상'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겠죠?

 

■ 끝나지 않는 반도체 노동자들의 싸움

4일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주최로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증언대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증언대회에는 2월 만 23살의 나이로 숨진 故 조은주 씨의 어머니인 김경희 씨가 참석했습니다. 조 씨는 2010년 삼성전자 충남 탕정공장에 입사해 LCD 텔레비전 불량 검사를 맡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2013년 9월 골수이형성증후군 진단을 받고 투병중 숨졌습니다. 김 씨는 “회사 사람들은 산재가 아니라고 말했다. 몇천 명이 되는 사원 중 특정한 한 사람만 걸렸다고, 그 책임이 우리 딸이라는 것이다”면서 “딸의 죽음은 직업병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협력업체 직원이라는 이유로 삼성이 제시한 보상으로부터 제외된 故 손경주 씨(2012년 사망)의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보상 자체가 ‘보답 차원의 위로금’이기 때문에 협력업체 직원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4일자 한겨레 기사 <유언처럼 남긴… 삼성 협력업체 ‘백혈병’ 직원의 일기>(15/3/4 한겨레) 를 보면 숨진 손 씨는 “기존 라인에 비해 좋다고는 하였지만 대부분 화공약품과 노출되는 가스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진행되었다” “3, 4개월의 설비 셋업 기간 동안에는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을 카페에 남겨놓았다고 합니다. <“똑같이 삼성에서 일했는데, 왜 우리만 버림받나”>(미디어오늘)


■ 단식농성 시작한 발레오 노동자들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구 발레오만도) 노동자들이 창조컨설팅의 개입으로 2010년 일어난 노조 파괴 사건에 대해 대구고법에 낸 재정 신청이 9개월째 결론이 나지 않자 3월 5일부터 대구고법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습니다. 발레오는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현대기아차, 지엠, 닛산 등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다국적 기업인데, 지난 2010년 노조파괴 전문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개입으로 노조를 해체하기 위해 직장폐쇄를 단행하였습니다. 2012년에는 해고되지 않은 노조원들에게 얼차려를 시키고 반성문을 쓰게 해왔던 것이 보도되었습니다.  2013년 회사가 노조원들의 노조 사무실 출입을 막아 ‘노동조합 활동 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노조가 승소했지만 사측은 노조원들의 사무실 출입을 계속 막았습니다. 노동자들이 노조 활동 보장, 노조 사무실 출입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하자 사측은 용역경비를 투입 노조원들을 폭행하고 노조원들에게 농약을 뿌린 충격적인 전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수억원 주고 노조 해체" 재수사 촉구>(15/3/6 대구MBC)  <이게 21세기 노동의 현장인가? 발레오자본의 현대판 '삼청교육대'>(12/7/20 레디앙)  <경주 발레오만도 현장서 폭력과 인권유린 난무> (13/7/15 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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