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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세월호 진실규명 다짐대회 (망월동 구묘역)

by 더불어삶 2015. 5. 22.

세월호 진실규명 다짐대회 (망월동 구묘역)

 

5.18 광주 민중항쟁 35주년을 맞아 지난 17일 광주의 망월동 국립묘지에서 열린 합동참배식과 4.16연대가 주최한 진실규명 다짐대회에 다녀왔습니다.

 

구묘역에서 진행된 합동참배식



발언을 하고 있는 오월 어머니집의 안성례 씨



다짐대회는 <5.18정신으로 4.16 진실을 끝까지 밝혀내자>라는 제목으로 국립묘지 구묘역에서 열렸습니다. 제목 그대로 5.18정신을 되새기면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더욱 매진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자리였습니다.


먼저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한국사에서 5.18의 의미를 간략히 설명했습니다. 특히 15년 만에 5.18특별법을 제정하고 두 전직 대통령이 죗값을 치루게 했던 힘은 유가족과 시민들의 힘, 그리고 연대를 통해 가능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으로 ‘오월의 어머니’로 불리는 안성례 씨(오월 어머니집)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안성례 어머니께서는 35년 전이나 지금이나 책임을 지지 않고 유가족들을 방기하는 정부의 태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운을 뗀 후, 진실을 밝히려는 유가족들이 분열시키려는 정부의 기만에 분열되지 않고 하나로 나가야 한다고 당부하셨습니다. 이 사건을 개인의 문제로 그 의미를 축소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하셨습니다. 5.18과 4.16 모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정의와 민주주의를 바로세우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먼저 가족을 억울하게 빼앗기고 지난 35년간을 싸워오신 광주항쟁 유가족들의 고난과 헌신에 존경을 표했습니다. 또 지난 1년간 겪은 고통과 억울함을 기억하고 민주열사들과 가족들의 정신을 기억하며 국가의 폭력에 의해 국민이 희생되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계속 싸워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후 단위별 묘역순례가 이어졌고 금남로에서는 세월호 유가족, 5.18 유가족, 노동자, 시민들이 참여한 민주대행진이 진행됐습니다.


 

많은 언론사에서 보도했듯이, 5.18에 맞춰 광주를 찾은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를 대하는 광주 시민들의 싸늘한 반응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행진 시작 무렵, 애초의 계획과 다르게 유가족들이 행진의 선두에 설 수 있도록 새정치민주연합 대열 앞으로 이동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당연히 비켜줘야 한다”, “너희가 한 게 뭐가 있다고 유가족들 앞에 서려고 하느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후 7시부터는 금남로에서 5.18 재연극, 풍물패 공연 등으로 구성된 전야제가 이어졌습니다. 망월동 묘역의 영령들과 함께 오월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세월호의 진상규명 역시 시민들의 폭넓은 연대와 단결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금남로 문화제에서 피켓시위를 하는 학생들!


금남로 민주대행진

 

전야제의 풍물패

 

 

오곡간장이 다 타도 진리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안성례/오월어머니회


먼길 오셨습니다.

여러분들 다, 가슴 아픈 것 생각하면 뭐라고 말을 하겠냐만은 여러분들 뭉쳐서 힘을 내야해요. 이 오월 묘역을 전두환 노태우가 없앨려고 가족끼리 싸움을 붙였어요. 그 전 이야기는 하지 않겠어요. 묘지를 옮겨가면 천오십만 원씩을 줄테니까 옮겨가라, 그러니까 우리 가족들이 스물일곱 묘를 옮겨 갔어요. 우리 오월가족들이 밤에 여기서 찬이슬 맞고, 눈비 맞고, 묘 파 가는 엄마들하고 밤에 싸웠어요.


“이러지 마시오. 새끼들 어떻게 죽었까니, 새끼들 이렇게 뼉다구를 팔아먹고 살아서 뭐하것소. 옮겨가지 마시오. 여보시오, 우리 한 가족끼리 이럴 수가 있소. 파 가지 마쇼. 파 가지 마쇼.”

“쓸데없다”고 “나도 먹고 살라요”라고 묘를 옮겨 갔어요. 이런 처참한 싸움을 하다가 경찰서에서 우리 양쪽 오월가족어머니들이 싸웠다고 저놈들이 우리 어머니들을 유치장에 가두고.


이렇게 긴 세월동안 저들은 계속 가족을 분열시킵니다. 여러분들은 그래도 정보과 형사들이 문 앞에서 지키고 있지 않지. 우리는 그때 자식 죽고 다 문 밖에서 나가지 못하게 지키고 있었어요. 우리는 다 직장에서 쫓겨나고 그랬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지켜온 민주주의가 지금, 이명박 박근혜로 완전히 후퇴하고 기가 막힌 이런 세상에... 자식죽인 이런 나라 그러고도 책임지지 않는 이런 나라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끝까지 진실규명을 하려 할 때는 멀고 험한, 무지무지한 고통이 있지 않고는 되질 않아요. 여러분들 다 체험했죠. 이 나라는 국민을 위한 나라가 아니어요. 아무도 책임을 안져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마음을 단단히 정말 단단히 먹고, 아무게 아빠가 아무게 엄마가 정부 측에 섰다고 그럴지라도 어떤 경우에도 절대 편을 가르시지 말고 우리는 세월호가족, 이 나라 정말 불법부당한 이 정권에 우리는 꼭 항의를 해서 정의가 바로 서는, 다시는 이런 뼈아픈 희생이 없는 그런 일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끝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그렇게 뭉쳐야해요. 여러분 끝까지 끝까지 하나가 되어야 해. 어떤 경우가 있든지 세월호 가족뿐만 아니라 이제는 여러분들이, 이 나라 불법부당한 그 권력자들을 몰아내는 일을 완성해야 되어요. 35년 전이나, 꽃다운 우리 애기들 그렇게 빠져 죽게 한 지금 이 나라,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어요. 절대로 절대로 이 정부 믿지 마시오.  우리 어머니들은요 그때, 시골에서 면장이라면 높잖아요. 면장 말 듣다가 아주 다 정말 패가망신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절대로 남의 말을 믿지 말고 우리 진실규명연대와 함께하고 무엇보다 여기 우리 가족들에게서 힘이 나와야되요.


저는요 자식을 기르면서 맨날 울 수는 없으니까요 세수를 하면서 많이 울었어요. 그렇게 운다고 하니까 일가친척들은 속도 모르고... 이렇게 남 앞에 나설 때는 용기백배해가지고 딱, 나서고 그러고는 속으로 울었어요. 여러분도 그럴거에요. 여러분도... 이거 일 년 갖고 실망하지 마. 울지 마. 35년이 지난 지금도 언론을 동원해 뭐 북한에서 6백명이 내려와서 광주사태를 일으켰다. 이런 험난한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그런 거짓말을 정부가 돈 줘서 그놈들을 저 외국까지 보내는 이런 나라여요. 우리 세월호 가족들이 이 일로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확실히 알았을 것입니다. 우리 오월어머니들은 모든 비극이 이 분단에서 왔다, 그래서 80년 그때의 모든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오월에서 통일로’ 우리가 그때 그 구호를 외쳤어요. 


제가 한가지만 이야기하겠어요. 지금은 묘를 옮겨갔는데 그때 죽은 아이 중에 중학생 방광범이라고 하는 애기가 있어요. 오늘같이 더우니까 저수지에서 목욕하고 나와서 이렇게 바라봤던거에요. 그러니까 저쪽 벽지 산간에 있던 놈들이 광범이를 쏘아서 죽였습니다. 광범이 아버지가요, 암매장한 자기 애기를 이렇게 쳐다보구요... 간경이 뒤집혀 버렸어요. 그러고 완전 정신이상이 돼버렸어요. 그래가지고 어머니가 그 남편과 자식 죽은 아픔을 안고 다니다가 엄마도 지쳐 버렸어요. 지금 광범이네 가족이 어떻게 됐는지 몰라요. 그 기가막힌 광범이 엄마를 생각하면 내가 기가 막힙니다. 광범이 엄마는요, 동전을 모아서 핸드백에 넣어가지고 전경들을 치고 그럴 정도로 열렬하게 투쟁하던 사람이여요. 긴 세월에 지쳤어요. 내가 왜 이이야기를 하냐면 여러분이 어떤 경우에 있더라도 서로 힘을 주고 가족끼리 밥 안 먹으면 “밥 먹으시죠”, 울면 “울지 말고 힘을 냅시다”하면서 가족이 살아야 합니다. 여러분, 지치시지 않겠죠. 끝까지 하나 되겠죠.


여러분들 지금도 첩첩산이요. 첩~첩 산이어요. 대한민국 국군이 아니라, 정치가가 아니라 우리 세월호 가족들이 정말로 세계의 바른나라를 세워야 되겠다. ‘304명의 내 자식들의 그 하늘의 땅에 사무친 그애들이 우리로, 나로 하여금 그 일을 하게했다’ 하는 심정으로 힘차게 힘차게 여러분들이 어쩌든지 아프시지 말고 분열되지 말고 또 포기하지 말아야 해요.  ‘나는 사는 것이 우선잉께 보상을 받아야 쓰것다’ 그런 하찮은 욕심을 내지 말고 ‘아무도 이 나라와 정의와 진실을 바르게 하지 못한 그 역할을 우리 세월호 가족들이 한다’ 이것을 여러분들의 삶의 목표로 삼으시고 정말 끝까지 가야해요. 나도 우리 오월 가족들도 같이 하니까. 오늘 여러행사가 있어서 나만 왔지만 지금 김밥을 싸고 그러고들 있어요. 같이 못하고해서 죄송하고, 많은 어머니들이 자기들 말을 다 전해달라고 했는디... 내가 다 잊어버렸어요. 아무튼, 우리 세월호가족들에게 뭐라고 다 말을 하겠습니까.


이것이 개인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 어머니들은 그때 나이가 좀 드셨기 때문에 ‘어쩌다 이런 팔자를 만나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다른 자식들은 그 속에서 살았는데 왜 내 자식만 죽었을까. 우리가 왜?’ 그런데 이건 팔자 한탄이 아녀. 이것은 대한민국의 정말 부끄러운 자화상이요. 그리고 국민이 일어서도록 한 것이요. 우리가 이 망월동의 흔적을 오월 어머니들 가족들이 지켰다고 하는 것, 묘지 27 구가 빠져 나갈동안 스물일곱번이나 우리 엄마들이 서로 머리칼을 잡고 싸울 정도로 이 고통을 해서 이 흔적이 국민에게 남아있다고 하는 것이여요. 그리고 그때는 망월동이라고 했는데 새 묘역으로 가면서 지금은 운정동이 되었다고 하는 것도 알아두셔요. 


오곡간장이 다 타도 진리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어디가 304명이나 이렇게 죽여 놓고도 이렇게 묵묵부답으로 하는 이렇게 나쁜 나라가 어디가 있겠습니까? 우리 아이들을 대신해서 부모들이 여러분들이 정말로 끝까지 잘 뭉치고 절대로 포기하시지 말기를 바래요.  여러분들이 힘을 잃으면 안돼.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돼. 하나 되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 개인적인 운명으로 귀착되면 안됩니다. 자식이 나로 하여금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그러한 정말 큰 애국자로 만들었다 생각하시고 건강 유지하시고 진실규명 될 때까지 나도 함께 할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점점 많이 여러분들 주변에 모아질 것입니다. 여러분들 건강하시고 단합해서 꼭 진실규명 되고 어서 정말 물 속에 있는 우리 애기들 건져내고 진실규명 될 때까지 우리 함께 하십시다. 감사합니다. 이겨! 이겨! 우리가 이겨요.

 

* 2015년 5월 17일 일요일. 망월동 (구)묘역 416진실규명 다짐대회에서 오월어머니회 안성례 어머님이 들려주신 귀한 말씀입니다. 정리해서 공유를 해주신 노원 나눔의집 관계자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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