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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브리핑/해외 소식

세계소식 4 - 오바마의 유산 Part 1

by 더불어삶 2017. 3. 19.

세계소식 4 - 오바마의 유산 1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좌충우돌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전임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에 대한 미국인들의 향수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오바마는 고별연설에서 대선 후보 당시 자신의 선거구호였던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와 "우리가 해냈다(Yes, we did)"라는 말로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4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에서 극우 후보의 인기에 분노한 시민들이 오바마를 프랑스 대선에 출마시켜달라며 청원하여 수만명의 서명을 받기도 하였죠. 

물론 오바마가 오바마케어(Obamacare)를 통해 어떤 공적 보험의 수혜도 받지 못하던 상당수 미국 서민들에게 보험을 제공하고 동성애 결혼 합법화를 이끄는 등의 업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는 1기 행정부 초기부터 미국 서민들에게 등을 돌리고 월가의 탐욕적인 금융인들을 구제해주었죠. 그러는 동안 미국 내의 불평등은 사상 최고로 악화되었습니다. 또한 오바마는 전지구적 감시체계를 통해 아무런 범죄 혐의가 없는 자국민들과 동맹국의 지도자들까지 감시했으며, 아무런 법적 절차 없이 드론 공격을 통해 수많은 중동 민간인을 학살했습니다. 재임기간 내내 7개 이슬람 국가들을 폭격한 것은 물론입니다. 

한국의 대다수 언론은 오바마의 성과에만 치중했는데, 더불어삶의 이번 세계소식에서는 영국 가디언의 '오바마의 유산' 관련 기사를 통해 오바마 정부의 정책적 문제점을 다뤄보려 합니다. 첫 번째는 철학자이자 활동가인 코넬 웨스트(Cornel West)가 오바마 정부의 문제점을 개괄적으로 정리한 기사입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 The Guardian


오바마의 슬픈 유산 

코넬 웨스트[각주:1]

Pity the sad legacy of Barack Obama 

Cornel West


희망과 변화의 후보 역시 우리의 기대에 어긋났다. 오바마의 책임을 거부하는 오바마의 치어리더들은 책임을 져야한다.

Our hope and change candidate fell short time and time again. Obama cheerleaders who refused to make him accountable bear some responsibility


8년 전 세계는 유식하고 카리스마 있는 미국의 흑인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화려한 축제 전야였다. 오늘 우리는 그를 대신할 거짓말쟁이 백인 대통령의 취임으로 나락에 빠지기 직전이다.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국의 최고 지도자로서는 참담한 퇴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급격한 냉소와 허무주의로 쉽게 이어질 수 있다. 진정으로 이 쇠퇴의 시대에 진실과 정의에 대한 희망은 있는 것일까? 미국은 자신에 대해 솔직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자기 파괴적인 자본숭배 중독과 비겁한 외국인혐오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긴 할까?

19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대중 지식인인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과 허먼 멜빌(Herman Melville)도 유사한 질문과 씨름했고, “본성이 씨라면, 운명은 수확물” 이라는 말로 “본성은 운명”[각주:2]이라고 얘기했던 헤라클레이토스(Heraclitus)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오바마 시대는 신자유주의라는 세계관으로부터 단절할 수 있는 우리의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화합을 거부하는 시장 위주의 상품과 공공선을 압도하는 이윤 추구 정책에 갖혀 있다. 우리의 ‘탈화합’과 ‘탈진실’의 세계는 진실, 화합, 지구의 장기 생존과는 (거의) 아무런 상관 없이 흥겨운 유명상품과 수익창출 활동들로 질식할 것 같다. 우리는 전면적인 세계의 조폭화의 탈근대적 버전을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의 집권이 도널드 트럼프라는 악몽을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거기에 기여하긴 했다. 그리고 그가 뭔가를 책임지게 만들지 못한 ‘오바마의 치어리더들’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 

Eight years ago the world was on the brink of a grand celebration: the inauguration of a brilliant and charismatic black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Today we are on the edge of an abyss: the installation of a mendacious and cathartic white president who will replace him.

This is a depressing decline in the highest office of the most powerful empire in the history of the world. It could easily produce a pervasive cynicism and poisonous nihilism. Is there really any hope for truth and justice in this decadent time? Does America even have the capacity to be honest about itself and come to terms with its self-destructive addiction to money-worship and cowardly xenophobia?

Ralph Waldo Emerson and Herman Melville – the two great public intellectuals of 19th-century America – wrestled with similar questions and reached the same conclusion as Heraclitus: character is destiny (“sow a character and you reap a destiny”).

The age of Barack Obama may have been our last chance to break from our neoliberal soulcraft. We are rooted in market-driven brands that shun integrity and profit-driven policies that trump public goods. Our “post-integrity” and “post-truth” world is suffocated by entertaining brands and money-making activities that have little or nothing to do with truth, integrity or the long-term survival of the planet. We are witnessing the postmodern version of the full-scale gangsterization of the world.

The reign of Obama did not produce the nightmare of Donald Trump – but it did contribute to it. And those Obama cheerleaders who refused to make him accountable bear some responsibility. 



우리 중 상당수는 오바마가 월가 우선정책에서부터 단절하고 서민들을 구제해주길 간청했다. 하지만 그는 월가를 구제해주라는 '영리한' 신자유주의 조언자들의 말을 따랐다. 2009년 3월 오바마는 월가 리더들과 만나 “나는 당신들 편이기 때문에 당신들과 가난한 대중들 사이에서 너희들을 보호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월가의 범죄자 임원들 누구도 감옥에 가지 않았다. 

우리는 무고한 무슬림들을 고문한 미국의 책임, 죄 없는 민간인을 살해하는 미국의 드론 공격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오바마 정부는 우리에게 어떤 민간인도 살해되지 않았다고 답해왔다. 얼마 후에는 민간인이 일부 살해됐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는 약 65명정도가 살해됐다고 했다. 하지만 2015년 미국인 민간인 워렌 웨인스타인이 살해됐을 때는 즉각적으로 깊은 유감과 재정적 보상을 표명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여전히 드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을 앗아갔는지 알지 못한다. 

A few of us begged and pleaded with Obama to break with the Wall Street priorities and bail out Main Street. But he followed the advice of his “smart” neoliberal advisers to bail out Wall Street. In March 2009, Obama met with Wall Street leaders. He proclaimed: I stand between you and the pitchforks. I am on your side and I will protect you, he promised them. And not one Wall Street criminal executive went to jail.

We called for the accountability of US torturers of innocent Muslims and the transparency of US drone strikes killing innocent civilians. Obama’s administration told us no civilians had been killed. And then we were told a few had been killed. And then told maybe 65 or so had been killed. Yet when an American civilian, Warren Weinstein, was killed in 2015 there was an immediate press conference with deep apologies and financial compensation. And today we still don’t know how many have had their lives taken away.



미국의 드론 공격과 관련된 벽화를 보고 있는 예멘 남성 ⓒ The Guardian


우리는 다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비롯한 단체들과 거리로 나갔다. 경찰이 흑인 청년들을 살해하는 것에 항의하다가 감옥에도 갔다. 우리는 이스라엘 방위군이 50일동안 550명의 아이들을 포함한 2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였을 때도 항의했지만, 오바마는 경찰관들의 어려운 상황, (어떤 경찰관도 감옥으로 가지 않았지만) 경찰 조사와 이스라엘군에 대한 2250만 달러 재정지원에 대해서만 언급하며 대답을 대신했다. 그는 죽은 팔레스타인 아이들에 대해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지만 볼티모어의 흑인 청년들에 대해서는 “범죄자와 강도”라고 불렀다. 

게다가 오바마의 교육정책은 수백개의 공립학교를 폐교시키고 차터 스쿨로 대체했던 시장주의의 고삐를 더욱 풀어줬다. 상위 1%의 소득은 지난 8년동안 거의 2/3가 증가했지만, 그동안 유아 빈곤율, 특히 흑인 유아 빈곤율은 천문학적 수치를 유지했다. 위스콘신, 시애틀, 시카고에서 노동계의 분노는 침묵 속에 묻혀버렸다(오바마의 심복 람 이마뉴엘 시카고 시장은 여기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We hit the streets again with Black Lives Matter and other groups and went to jail for protesting against police killing black youth. We protested when the Israeli Defense Forces killed more than 2,000 Palestinians (including 550 children) in 50 days. Yet Obama replied with words about the difficult plight of police officers, department investigations (with no police going to jail) and the additional $225m in financial support of the Israeli army. Obama said not a mumbling word about the dead Palestinian children but he did call Baltimore black youth “criminals and thugs”.

In addition, Obama’s education policy unleashed more market forces that closed hundreds of public schools for charter ones . The top 1% got nearly two-thirds of the income growth in eight years even as child poverty, especially black child poverty, remained astronomical. Labor insurgencies in Wisconsin, Seattle and Chicago (vigorously opposed by Mayor Rahm Emanuel, a close confidant of Obama) were passed over in silence.


  

무차별 검문수색에 반해대 시위를 하다가 뉴욕경찰에 체포되는 저자  Andrew Theodorakis


2009년 오바마는 뉴욕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를 “탁월한 시장”이라고 칭했지만 뉴욕에서 블룸버그의 감시로 400만명 이상이 시민들이 검문·수색당했다는 사실은 간과했다. 나는 2년 후 블룸버그를 상찬할 때 오바마가 무시한 이런 정책들에 대해 칼 딕스(Carl Dix)[각주:3] 등과 함께 반대하다가 감옥에 갖혔다. 

하지만 주류언론과 학계는 오바마와 관계되는 이러한 결정적 진실들을 주목하지 않는다. 대신 많은 돈을 받는 대부분의 TV·라디오의 전문가들은 ‘오바마 브랜드’를 찬양했다. 또한 흑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 모르고 인종적 상징이라는 명분과 그들 스스로의 커리어를 위해 오바마의 침묵과 범죄를 옹호했다. 흑인 권력(오바마의 집권)에는 대부분이 침묵하다가 그들이 이제 백인 권력에 진실을 말한다고 하니 얼마나 위선적인가! 그들의 도덕적 진정성은 취약하고 새로운 호전성은 얄팍하다. 

오바마의 직접 명령으로 정당한 절차 없이 살해되는 미국 민간인 문제는 백인과 유색인종 할 것 없이 신자유주의 지지자들에 의해 옆으로 방치됐다. 에드워드 스노든, 첼시 매닝, 제프리 스털링[각주:4] 등 진실을 말한 사람들은 악마화 되고, 그들이 폭로한 범죄는 거의 회자되지 않았다. 

입법 영역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은 2500만 명 이상의 시민들에게(여전히 2000여만 명이 배제돼있지만) 의료보험을 제공한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케어는 어디까지나 시장주의 정책으로서 보수적인 헤리티지 재단이 입안하고 매사추세츠 주지사 밋 롬니가 최초로 제안했던 것이다.  

In 2009, Obama called New York City mayor Michael Bloomberg an “outstanding mayor”. Yet he overlooked the fact that more than 4 million people were stopped-and-frisked under Bloomberg’s watch. Along with Carl Dix and others, I sat in a jail two years later for protesting these very same policies that Obama ignored when praising Bloomberg.

Yet the mainstream media and academia failed to highlight these painful truths linked to Obama. Instead, most well-paid pundits on TV and radio celebrated the Obama brand. And most black spokespeople shamelessly defended Obama’s silences and crimes in the name of racial symbolism and their own careerism. How hypocritical to see them now speak truth to white power when most went mute in the face of black power. Their moral authority is weak and their newfound militancy is shallow. 

The gross killing of US citizens with no due process after direct orders from Obama was cast aside by neoliberal supporters of all colors. And Edward Snowden, Chelsea Manning, Jeffrey Sterling and other truth-tellers were demonized just as the crimes they exposed were hardly mentioned.

The president’s greatest legislative achievement was to provide healthcare for over 25 million citizens, even as another 20 million are still uncovered. But it remained a market-based policy, created by the conservative Heritage Foundation and first pioneered by Mitt Romney in Massachusetts.


오바마는 월가의 범죄자들과 대적할 용기를 지니고 있지 않았고, 그의 평소 성격과 달리 드론 공격을 지시함으로써 의도와 다른 결과를 빚었다. 미국 국내에서는 우파 포퓰리즘의 바람이 불었고 중동에서는 불행히도 이슬람 파시스트들이 반항하고 나섰다. 또한 오바마는 최고’추방’사령관(deporter-in-chief)으로서 250만 이민자를 추방했다는 점에서, 그의 정책들은 트럼프의 야만적인 계획들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버니 샌더스가 용감하게 나서 좌파 포퓰리즘을 만들어내려 했으나 그는 불공정한 민주당 경선에서 클린턴과 오바마에 패했다. 결국 우리는 스테로이드를 맞은 신자유주의 경제, 국내의 ‘이방인’들에 대한 반동적 탄압 태도, 전쟁을 갈구하고 지구 온난화를 부인하는 호전적 행정부로 대표되는 신파시스트 시대에 돌입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그 와중에 이윤에 목마른 언론사들의 활약에 힘입어, 트럼프 브랜드라는 이름 속에서 진실과 화합이 일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우리의 희망과 변화를 상징했던 후보는 참으로 슬픈 유산을 남겼다. 그래도 우리 같은 사람들은 빛이 바래가는 진실과 정의의 이름을 지키기 위해 변함없이 싸우고 있다. 

Obama’s lack of courage to confront Wall Street criminals and his lapse of character in ordering drone strikes unintentionally led to rightwing populist revolts at home and ugly Islamic fascist rebellions in the Middle East. And as deporter-in-chief – nearly 2.5 million immigrants were deported under his watch – Obama policies prefigure Trump’s barbaric plans.

Bernie Sanders gallantly tried to generate a leftwing populism but he was crushed by Clinton and Obama in the unfair Democratic party primaries. So now we find ourselves entering a neofascist era: a neoliberal economy on steroids, a reactionary repressive attitude toward domestic “aliens”, a militaristic cabinet eager for war and in denial of global warming. All the while, we are seeing a wholesale eclipse of truth and integrity in the name of the Trump brand, facilitated by the profit-hungry corporate media.

What a sad legacy for our hope and change candidate – even as we warriors go down swinging in the fading names of truth and justice.



2009년 파키스탄 문제로 각료들과 회의하고 있는 오바마 전 대통령 ⓒ The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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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삶은 월 1회 의미 있는 세계 소식을 찾아 '국제브리핑'을 통해 소개해드립니다.


  1. 미국의 흑인 철학자이자 사회운동가. 프린스턴대 명예교수. 2008년 대선에서 공개적으로 오바마를 지지하였으나 2009년 오바마의 취임 후 노벨상 수상 때 “평화상을 받은 전쟁 대통령”은 있을 수 없다며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후 오바마가 “월가 과두정치의 흑인 마스코트이자 기업 금권주의의 흑인 꼭두각시이며, 살인 기계 국가의 수장이 되어 그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비판해오고 있다. [본문으로]
  2. 에머슨의 원문은 “생각을 뿌리면 행동을 얻는다. 행동을 뿌리면 습관을 얻는다. 습관을 뿌리면 인격을 얻는다. 인격을 뿌리면 운명을 얻는다.”(“Sow a thought and you reap an action; sow an act and you reap a habit; sow a habit and you reap a character; sow a character and you reap a destiny.”) [본문으로]
  3. 미국의 흑인 사회운동가이자 미국 혁명공산당(Revolutionary Communist Party)의 대표. 1960년대 미군에 징집된 후 베트남 파병을 거부하여 군 감옥에서 2년간 복역하였다. 미국 경찰과 국가의 흑인에 대한 폭력을 반대하는 운동을 주도하며 이글의 저자인 코넬 웨스트 등과 함께 뉴욕경찰(NYPD)의 무차별 검문수색(stop-and-frisk program)에 반대한 Stop "Stop and Frisk"를 주도하였다. [본문으로]
  4. 미국의 안보 관련 기밀을 폭로한 내부고발자들. 국가안보국(NSA), CIA 등에서 일하다 미국의 무차별 감시프로그램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유명한데 그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시티즌포(Citizenfour, 2014)>, 극영화 <스노든(Snowden, 2016)>으로 영화화되어 많이 알려졌다. 한편 첼시 매닝은 2013년에 35년 선고를 받았지만 오바마 정부 임기를 3일 남기고 7년형으로 감형이 이뤄졌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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