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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모음/더불어삶 시선

법인세 인하, 경제위기 해결책이 아니다

by 더불어삶 2022. 11. 24.

지난 7월 윤석열 정부는 2022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부분은 법인세 세율 및 과세표준 구간을 조정하여 최고 세율을 기존 25%에서 22%로 낮춘 것인데요, 기업 감세를 통해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기조에 따른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7일 국회에서 <법인세 인하, 경제위기 헤쳐나갈 주춧돌 될 수 있나>라는 제목으로 토론회가 개최되었어요. 그 내용을 요약 소개합니다.

 

 

법인세 인하의 내용과 문제점

이번 개편안에서 법인세 과표구간은 기존 4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됩니다. 정확히는 최고세율 구간이었던 3,000억원 이상 25% 구간이 삭제되어 최고 세율이 200~3,000억원 미만과 동일한 22%로 줄어들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제일 돈을 잘 버는 기업들이 세제 혜택을 제일 많이 누리게 됩니다.
또 이번 개정안에서 세부담이 귀속되는 비율을 보면, 서민·중산층과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감세 규모는 4.6조원인데 비해 고소득자와 대기업에 대한 감세 규모는 5.3조원에 달합니다. 또 이번 개정안의 고소득자 및 대기업에 대한 감세 규모는 이전 정부들과 비교해도 가장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부자 감세 맞지요?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감세가 아니라 세제의 재분배 기능 강화입니다. 그런데 법인세 인하는 명백히 최상위 법인들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정책입니다. 또 전반적인 감세는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킵니다.

 

법인세 인하의 낙수효과, 정말 있을까?

과연 윤석열 정부의 주장대로 법인세 감면이 부를 재분배하고, 경제를 성장시키며, 서민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등의 효과가 있을까요?
낙수효과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연구결과가 많이 있습니다. Gehert and Heimberger(2022), 이준구(2012), 강병구·성효용(2008)은 공통적으로 법인세 인하가 경제성장과 유의미한 관계가 없다는 내용입니다. 심지어 그 중 일부는 오히려 법인세 이하가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경제학술지 <유럽경제리뷰>의 2022년 8월호에 실린 ‘법인세 인하가 경제성장을 촉진하는가’라는 논문에서는 법인세 변화가 경제적으로도, 통계적으로도 경제성장과 관련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제성장율과 법인세율이 관련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자료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실상 경제성장률은 법인세 이외에 기술진보, 투자 및 고용, 사회자본, 분배 구조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이들 요소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전문적인 자료까지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미 우리는 겪어봐서 알고 있지요. 이명박 정부는 2008년 법인세 인하를 통해 4년간 26조 7천억 원을 감세했지만, 같은 기간 기업의 투자증가 규모는 직전 4년보다 10조 원 이상 적었어요. 

 

하나만 더! 우리나라 법인세가 OECD 평균보다 비싸다는데?

언론에서는 한국 법인세 최고 세율이 OECD 평균인 21.5%보다 높다고 성토합니다. 미국(21%), 독일(15.8%) 같은 선진국보다 높다고 하죠. 이거 맞는 말일까요? 전문가들의 반박을 요약 첨부해 봅니다. (참고자료)

 

1. 지방정부에 내는 세금까지 계산하면 달라요
법인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납부합니다. 위에 나온 수치는 중앙정부만을 계산한 것이고요. 한국에서 지방정부에 납입하는 법인세는 2.5%입니다. 개정안대로 간다면 최고세율은 22%에 2.5%를 더한 24.5%죠. 독일은 중앙정부(15.8%)에 지방정부(14.1%)를 더한 총 29.9%고요. 법인세 최고 세율을 비교하기 위해선 지방정부에 내는 법인세도 포함시켜야 합니다.

 

2. 기업이 받는 세제혜택은 왜 빼나요?
기업이 실제 내는 세금인 실효세율은 기업이 누리는 각종 공제 및 비과세까지 포함해서 계산한 것입니다. 일단 OECD 실효세율 자료를 인용하자면 한국의 실효세율은 25.9%로 일본, 독일, 프랑스보다는 낮고 미국, 영국, 이탈리아보다는 높은 수준입니다. 

또 기업이 직접 부담하는 사회보험료 등의 부담금을 기업의 법인세와 합친 총부담 비율로 보면 한국이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축에 속해요. 이를테면 미국의 경우 법인세 부담은 한국보다 적지만, 건강보험료 등 각종 부담금 지출이 많아 기업의 총부담 규모가 한국보다 훨씬 높은 36.6%라는 것이죠.

 

3. 기업이 너무 부자라서 법인세 비율도 높아요

한국의 전체 세수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OECD 최상급이라는 소리도 있어요. 사실이긴 하죠. 그런데 그건 기업이 한국의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일례로 지난해 71대 그룹의 매출이 GDP의 84%에 달했는데요, 단순하게 보자면 약 70여 개의 그룹이 1년간 한국에서 창출된 부의 80% 이상을 차지한 것이죠. 기업으로부터 세금이 많이 걷히는 것은 기업을 쥐어짜서가 아니라 기업이 불균형하게 많은 수익을 가져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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